4·10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에 빠진 국민의힘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수도권 의원·낙선자들을 중심으로 당을 쇄신할 ‘혁신형 비대위’가 출범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지만, 정식 지도부를 선출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당 주류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 대행 주재로 진행된 중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를 준비하는 비대위가 구성돼야 하고, 비대위원장은 윤 대표 대행이 찾아서 결정하는 것으로 이야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에 리더십이 빨리 정상화돼 국민들을 위해 일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어제 당선자 총회와 동일하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내달 3일 이전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윤 대행이 이달 중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날까지 두 차례 당선인 총회와 중진 간담회, 초선·상임고문단·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 등 총 7차례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으나 비대위의 성격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종 의견 수렴 절차인 이날 중진 간담회에서는 조기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로 의견이 모아졌다.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도부 공백 장기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전대는 빠르게 치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혁신형 비대위’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온 윤상현 의원은 불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진들은 4선이나 5선 이상의 현역 의원 19명 중 차기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 참석자의 추천을 받은 윤 대행은 “이미 맡지 않겠다고 했지 않느냐”며 최종 고사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6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주호영 의원이나 수도권 5선인 권영세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가 차기 비대위원장직에 거론된다.
다만 전대 준비를 위한 형식적인 역할만을 수행하는 자리인 만큼 서로 비대위원장을 맡기 꺼리는 분위기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윤 대행은 5선 중진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기준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