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G, 亞 5개국 투자 '7.3조 8호 펀드' 조성 [시그널]

국민연금 3억달러 주요 출자자로
韓에 20% 투자…中은 10% 이하


글로벌 4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7조 3000억 원 규모의 신규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운 여건 속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최근 한국·호주·동남아·인도·중국 등 5개 지역에 투자하는 아시아 8호 펀드에 53억 달러의 자금을 모아 클로징했다. 2022년 초 결성 이후 약 2년 만이다. 8호 펀드에는 국민연금이 3억 달러를 투자했고 국내 시중은행들이 주요 출자자로 올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포함돼 있지 않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사실상 중국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무난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펀드레이징을 위해 이상훈 대표와 윤신원 부대표는 이달 초까지 수시로 워싱턴·애리조나 등 미국 전역과 싱가포르 등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50개 주의 연기금들이 TPG의 주요 출자자(LP)다. 아직 기대만큼 금리가 떨어지거나 유동성이 풀리지 않아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짐 콜터 TPG 회장도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펀드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TPG는 지난해 말 기준 2216억 달러(약 30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 8호 펀드는 한국에 약 20%를 투자한다. 지난해 화장품 패키징 업체 삼화를 3000억 원에 인수할 때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호주와 동남아 비중은 각 25%로 잡고 인도는 최소 20%로 하면서 중국은 10% 이하로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전략상 일본 시장에서는 특유의 폐쇄적인 기업 문화 특성으로 인해 진출을 고려하는 중이다.


TPG는 최근 고급 바닥재 제조 업체인 녹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하고 65% 지분에 대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7년 녹수 모회사인 모림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지 7년 만이다. 또 TPG는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의 투자금 회수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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