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스타트업 늘어난다

실적 탄탄한 딜라이트룸·만월경 등
"사업·인재 흡수해 퀀텀 점프 가능"
국내 스타트업 전략적 투자 잇따라


스타트업이 다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탄탄한 실적과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확보한 실탄을 동종 업계 기업에 투입해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전략적 투자가 성공하면 이미 구축돼 있는 투자 대상 기업의 사업과 빠르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스타트업이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알람 앱 ‘알라미’를 운영하는 딜라이트룸, 무인 카페 브랜드 ‘카페 만월경’ 운영사 만월경 등이 다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집행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딜라이트룸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사운더블 헬스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다. 사운더블 헬스는 스마트폰이 수집한 배뇨, 기침 소리 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각종 질환을 측정하는 소리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딜라이트룸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알람 앱 알라미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알라미는 이용자가 설정한 기상 시간에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 스쿼트를 10번 하는 등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알람이 꺼지지 않는 스마트폰 기기 움직임 분석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사운더블 헬스의 각종 질환 측정 기능을 더해 알라미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딜라이트룸의 목표다.


알라미 운영사 딜라이트룸은 장기간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0년 60억 원에서 2021년 129억 원, 2022년 192억 원, 지난해 237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영업이익 또한 2020년 33억 원, 2021년 57억 원, 2022년 111억 원, 지난해 129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4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5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그동안 쌓은 이익 잉여금을 바탕으로 2022년 생활 관리 스타트업 마인딩을 인수했고 이번에는 사운더블 헬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카페 만월경’ 운영사 만월경은 최근 전자동 커피머신 제조사 릴리즈테크를 60억 원에 인수했다. 만월경이 릴리즈테크를 인수한 것은 커피 맛을 좌우하는 커피머신을 직접 개발, 제조, 관리해 품질 상향과 균일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만월경 또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2021년 말 8곳으로 시작한 매장 수는 2022년 말 85곳, 2023년 말 251곳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지난해 흑자를 거두며 수익성 또한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리즈테크 인수는 기존 사업 고도화를 위한 수직 계열화 차원의 투자다.


유니콘 반열에 올라선 야놀자는 이달 기업 출장 비용 솔루션 기업 비즈플레이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비즈플레이는 기업의 경비 지출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실물 영수증이 없이도 디지털로 경비 지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야놀자는 기존 여행 상품·콘텐츠에 비즈플레이의 기업 출장 솔루션을 접목시켜 서비스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다.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는 “알라미 수면 분석 기능에 사운더블 헬스 소리 분석 기술을 더해 더욱 전문적인 영역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전문 헬스케어 영역까지 진출해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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