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한국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을 계기로 일본 총무성이 내린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다.
23일 교도통신은 통신 애플리케이션 라인(LINE)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받은 가운데 소프트뱅크가 운영사인 라인야후의 중간 지주회사 지분을 한국 네이버로부터 매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A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려는 것에 대해 “일본 정부의 강경한 요구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총무성은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행정지도를 내렸다. 총무성은 라인야후의 정보 유출 배경에 주요 서비스의 위탁처이기도 한 네이버 측에 대한 강한 의존이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공통 시스템을 조기에 분리하고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개입을 늘리도록 요청했다. 라인야후 주식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세운 A홀딩스가 64.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개인 주주들이 쥐고 있다.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A홀딩스 주식을 조금이라도 취득해 A홀딩스 출자 비율이 높아지면 라인야후 경영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면서도 “라인야후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약간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해서 일정한 비율의 주식을 매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네이버는 라인야후에 대한 영향력이 하락한다고 보고 난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프트뱅크는 다음 달 9일 결산 발표를 분기점으로 삼아 협의를 서두르려 하지만 진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관측했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와 거래처·종업원 등 개인정보 44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계회사인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서 제3자의 부정한 접근이 있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당시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회사 직원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네이버와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는 라인야후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51만여 건으로 늘어났다. 라인은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메신저 앱이다. 일본에서 라인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9600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