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 빨랐고 아시아에 인접한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MO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섭씨 0.91도 높았다. 1961∼1990년 평균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섭씨 1.87도로 커져 가파른 온도 상승을 나타냈다.
WMO는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기온은 기록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후 관련 재해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도 아시아"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일본과 가까운 북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과 밀접한) 북서 태평양은 지난해 연평균 해수면 온도가 기록상 가장 따뜻했다"며 "구로시오 해류와 아라비아해, 남부 바렌츠해, 남부 카라해 등지의 해수면 온도는 지구 평균 대비 3배 이상 빨리 따뜻해졌다"고 진단했다.
세계 각지의 기온 상승에 극지방과 고산지대에 있는 빙하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톈산산맥 동쪽의 우루무치 제1빙하는 1959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얼음 소실 규모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WMO는 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온난화가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서 "지난해 아시아에서 홍수와 가뭄 등 수문기상학적 자연재해 79건이 보고됐고 80% 이상이 홍수·폭풍과 관련됐다"며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900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집계했다.
WMO는 "아시아의 WMO 회원국 가운데 80%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기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지역 특성에 맞게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절반을 밑돈다"며 "어느 나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기후 조기경보를 보내기 위해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