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원금 비보장 상품’ 판매에 대한 실태 평가를 강화한다. 최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은 불완전판매에 의한 대규모 원금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24일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2주기(2024~2026년)를 맞아 이러한 내용의 제도 개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원금 비보장 상품 관련 소비자 피해(불완전판매 등)와 소비자 보호 장치 관련 내용을 계량·비계량 평가 항목에 반영한다. 계량 평가의 경우 민원 건수 평가 시 원금 비보장 상품 불완전판매 민원에는 가중치를 1.5배 부여하고 비계량 평가의 경우 소비자 보호 장치 관련 평가 항목을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민원이 급증할 경우 주기를 따지지 않고 조기에 실태 평가를 실시한다. 현재는 실태 평가 이후 민원이 급증하더라도 차기 평가까지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체계 점검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조기 실시 조건은 민원 건수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하거나 업권 평균보다 50%포인트 이상 높은 경우다. 내부통제 기준도 ‘마련했는지 여부’보다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전산 장애나 해킹 등 전자 금융 사고 △불건전한 방식으로 민원을 취하하도록 유도하는 행위 △기타 소비자 보호 노력 등도 평가에 포함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실태 평가 수용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공표 전에 금융사에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다. 실태 평가 결과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회사에 대해서는 개별 면담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등급 만회를 위해 재평가를 요청하는 경우 다음 해에 실태 평가를 재실시하기로 했다. 종합 등급 ‘우수’ 등급을 획득한 회사에 대해서는 이듬해 자율 진단 면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금감원은 “평가 시행 2주기를 맞아 금융의 디지털화 및 ELS 불완전판매 등 최근 금융 환경 변화 및 소비자 보호 이슈 등을 실태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금융 업권의 합리적인 건의는 적극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2주기 실태 평가 대상은 △은행 16개사 △보험 25개사 △금융투자 10개사 △저축은행 9개사 △여신전문 14개사 등 총 74곳이다. 연도별로는 △2024년 26개사 △2025년 26개사 △2026년 22개사에 대해 평가를 실시한다. 올해 평가는 다음 달부터 올 10월 사이에 실시되며 12월에 금융사에 평가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