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빌려쓰는 일본 공주…10년째 7000원짜리 물병 사용 ‘감탄’

사진 제공 = 요미우리 신문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로 일거수일투족 관심받는 아이코 공주가 검소한 면모를 보이며 현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있다.


23일 일본 월간지 여성자신은 아이코 공주가 800엔(약 7100원)에 구입한 물병을 10년째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코 공주의 텀블러에는 안내견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는 최근 모교인 가큐슈인대학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는데, 그 때 아이메이트가 운영하는 안내견 체험 부스를 가장 먼저 찾았다.


아이메이트협회는 안내견을 훈련해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단체다. 아이메이트는 자선 상품을 판매하는데 10년 전 아이코 공주는 이곳에서 800엔짜리 텀블러를 구입했다. 어린 나이에 용돈이 부족해 아이메이트를 돕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던 아이코 공주의 속사정을 눈치 챈 나루히토 일왕이 용돈을 준 것.


담당자가 행사장에서 새 자선 상품을 소개하자 아이코 공주는 가방에서 이 텀블러를 꺼냈다.


아이코 공주는 기부함에 기부한 뒤 다른 곳으로 가보자는 친구의 신호에도 아이메이트 담당자와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고 여성자신은 전했다.


아이코 공주는 이달부터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일본 적십자사에서 촉탁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조만간 첫 공식 업무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그는 입사 후 궁내청을 통해 “미력하지만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쓰레기통 청소, 전화 응대 등 여러 잡무를 모두 해내겠다는 열정을 내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코 공주의 소박한 모습은 이전에도 몇 차례 보여졌다.


2021년 성인식에서는 고모의 티아라(작은 왕관)를 빌려 쓰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성년을 맞는 일본 왕족 여성은 티아라를 맞추는 것이 관례다. 왕실 예산으로 제작되는데, 먼저 성년식을 치른 아이코의 사촌 마코는 2011년 2856만엔(약 2억6000만원), 가코는 2014년 2793만엔(2억 5000만원)짜리 티아라를 장만했다.


사촌들과 다르게 아이코 공주는 코로나로 일본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 때문에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며 자신만의 티아라를 제작하지 않았다.


현재 일본 왕실은 남성만이 대를 이을 수 있다. 나루히토 일왕에게는 아들이 없기 때문에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가 1순위, 그의 막내아들 히사히토가 2순위로 왕위를 계승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보다는 아이코가 왕위를 계승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9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여성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76%에 달했다. 2021년 교도통신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여성 일왕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8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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