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반도체 살릴 특별법 제정이 결국 민생 위한 길"

[당선인에게 듣는다] 고동진 국민의힘·서울 강남병
'40년 삼성맨' 평사원서 사장 올라
"기업이 잘 돼야 민생경제 돌아가
높은 상속세 황금거위 배 가르는것"

고동진 국민의힘 당선인. 사진 제공=고동진 측 관계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적자로 올해는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실적 부진 탓에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이 ‘제로’가 되다 보니 사업장이 위치한 동탄 상권도 죽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를 쓴 주역 고동진(서울 강남병) 국민의힘 당선인은 24일 국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국 기업이 잘돼야 민생경제가 돌아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반기업 정서가 여전하지만 기업이 잘돼야 세수도 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돼 결국 민생 역시 살아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40년 삼성맨’인 고 당선인은 1998년 평사원에서 출발해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삼성전자를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혁혁한 공헌을 했다.


고 당선인은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전환점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40년 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 불렀는데 지금은 ‘국가의 무기’가 됐다”며 “반도체 산업은 핵무기에 비견될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이 치고 올라오니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장이 빠르고 순조롭게 가동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를 위한 특별법이야말로 민생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고 당선인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도체메가시티특별법(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야권이 내세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정책에 대해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전력인데 태양열·풍력·조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짚었다.


경직적 고용시장과 높은 법인세율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의 노동법은 생산직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어 소프트웨어·정보기술(IT)·플랫폼 분야의 노동자들을 아우르기 힘들다”며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은 보장돼야 하나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노동 환경이 너무 고착돼 있고 유연성이 없다면 문제”라고 꼬집었다.


고 당선인은 “손톱깎이 분야 세계 1위인 한국의 쓰리쎄븐은 창업주가 상속세를 마련하지 못해 경영권을 싱가포르 업체에 넘겼다”며 “기업을 존속시키지 못하는 조세정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상속세를 20년 분할 납부하게 하거나 기준별로 상속세를 감면해주는 다각도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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