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 꿈꾸는 한화생명…해외 은행에도 손 뻗었다

인니 노부은행 지분 40% 매입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
김동원 CGO, 리포그룹과 협업 결실
디지털역량 접목 시장 안착 '속도'



한화생명(088350)이 국내 보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다. 인도네시아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은행업까지 영위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한화생명은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리포그룹에 이어 노부은행의 2대 주주가 됐으며 단일 주주로는 최대 주주다. 이번 지분투자는 양 사의 계약서 체결과 이 후 두 나라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은행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금산분리’ 규제 등으로 보험사의 해외은행 투자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금융 당국이 국내 보험사의 해외은행 인수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한화생명의 노부은행 지분 투자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조 3000억 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수준의 중형 은행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운영 중인 재계 6위 리포그룹 계열사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하는 등 리포그룹과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특히 이번 지분 인수 건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사진)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주도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부터 CGO를 맡아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다. 2016년부터 리포그룹과 관련을 맺어왔으며 올 1월 다보스포럼에서 김 사장과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가 만나 나눈 대화가 이번 계약의 초석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과 리아디 대표는 노부은행 지분 투자 건뿐만 아니라 두 회사 간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은 이번 노부은행 지분 투자를 계기로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인수 초기 한화생명과 한화 금융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리포그룹의 경영 노하우에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 환경을 확산시킬 예정이며 아울러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 상품과 지난해 3월 지분을 매입한 리포손해보험의 손해보험 상품 판매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화생명은 국내시장에서는 선도적 지위를 견고하게 하고 있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공략 가속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노부은행 지분 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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