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라지만 볼 게 없어…우리 콘텐츠 제작 지원이 문체부의 일”

'취임 6개월' 유인촌, ‘문화왓수다’서 직원과 대화
“2년 된 듯…문체부는 행정가이자 예술가 돼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정책 토크 콘서트 '문화왓수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라지만 볼게 없어요. 재미가 없고 뻔해요. 오히려 토종에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면 보게 되죠. 결국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우리(문화체육관광부)가 할 일은 양질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지 지원을 하는 것이죠.”


24일 세종시 박연문화관에서 직원들과 정책 이야기를 하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어떤 OTT를 보나’는 한 직원의 질문에 작심한 듯 이렇게 말했다.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문체가 어떤 역할과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 유 장관은 “글로벌 OTT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제작하지만 우리도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지원과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취임 이후 6개월만에 직원들 앞에 다시 섰다. 이날 직원들과 마련한 정책 토크 콘서트 ‘문화왓수다(문화와 수다)’ 자리에서였다. 유인촌 장관의 뒤로는 6개월 동안 190여 회의 현장 행보를 했다는 자막이 떠올랐다. 그는 “저는 예전부터 현장주의자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취임 후에도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 끊임없이 얘기를 들었다”며 “예술 현장의 목소리는 책상에서 정책을 짤 때와는 엄청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임후 6개월 지났다고 하는데 나는 2년쯤 된 것 같다(웃음)”며 “문화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없다. 노력하고 키우고 가꿔야 결과물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록 제기되는 ‘부족한 문화 예산’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당장 결과가 안나오는 문화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 청년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문체부 직원은 행정가이지만 예술가도 돼야 한다. 다른 부처에서 볼 때는 ‘이상한 사람들이네’라는 말을 들어도 된다. 여러분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니게 바람막이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정책 토크 콘서트 '문화왓수다'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세부 문화 분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최근 발표된 ‘대한민국 미술축제’ 구상에 대해 부산·광주 비엔날레의 통합입장권 할인에 키아프 서울이 빠진 것에 대해 “키아프하고 비엔날레하고 입장이 달라서 그런 듯 하다”고 설명했다. 출판 및 독서진흥 사업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중심에 놓고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이번 행사는 장관이 직원들과 평소의 고민과 경험, 여기에서 비롯된 정책적 구상을 진솔하게 나누고, 직원들 역시 어려움과 소회를 장관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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