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도입 45년만 '상속 유류분 제도' 위헌 여부 따진다

지난해 첫 공개 변론서 팽팽한 대립 이어져
법무부 "공평한 분배로 갈등 완충 역할" 주장
유류분 제도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2021년 발의한 '구하라법'은 여전히 국회 계류

이종석 헌재소장이 23일 정부의 기후 위기 대응 부실이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공개변론을 위해 자리에 착석해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25일 피상속인(망인)의 유산 중 상속인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비율을 법적으로 규정한 '유류분 제도'에 대해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민법에 도입된지 45년 만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유류분 제도를 규정한 민법 제1112조~제1118조와 관련한 위헌제청 사건 및 위헌소원 사건들에 대해 선고한다.


이날 쟁점은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와 비율, 유류분 산정에 있어서 기여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등이다. 현행 유류분 제도는 유산이 특정인에게 상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비율로 상속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녀와 배우자에게는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부모와 형제자매에게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한다.


다만 유류분 산정 과정에서 기초재산에 증여나 유증의 목적,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산한 뒤 반환 대상으로 정하는 것이 상속제도의 본질과 공익에 반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왔다.


지난해 5월 열린 첫 공개변론에서 청구인 측은 "현행 유류분 제도는 유족의 생존권 보장이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등 전근대적인 공익을 위해 피상속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피상속인과 상속인 사이에 유대 관계가 단절된 경우까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이란 주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법무부 장관 측은 "유류분 제도는 사망자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공평하게 분배해 가족 간의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상속 차원에서 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류분 제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은 끊임 없는 사회 논란 속에서 시작됐다. 생전 본 적 없는 피상속인의 가족이 돌연 나타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국회는 지난 2021년 일명 '구하라법'(부양의무를 게을리한 부모를 상속 결격자로 정하는 취지의 민법)을 상정했고, 법무부 역시 2022년 6월 구하라법과 비슷한 내용의 상속권상실제도 신설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하여 중대한 부양의무의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학대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을 한 경우 피상속인이나 법정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소송을 거쳐 가정법원이 상속권상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두 법안 모두 결격 사유가 있는 부양자에게 상속권을 상실시킨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전자는 재판 없이 결격자 사유가 인정되면 곧바로 상속권이 박탈되고 후자는 법원의 판단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다만 여전히 두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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