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 최원종, 항소심서도 감형 요청…“중증 조현병 감형돼야”

변호 측 “원심판결은 사실오인”
유족 “무기징역 감형되지 않아야”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 연합뉴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최원종(23)이 항소심에서 또 다시 ‘심신상실’을 주장하며 감형을 요청했다.


24일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심리로 열린 최원종의 살인, 살인예비, 살인미수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최원종의 변호인은 “원심판결은 사실오인해서 피고인에게 심신미약 부분만 인정한 잘못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당시 중증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며 “미국 법원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피고인 정신질환을 인정해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치료감호 후 출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심신상실이 아닌 심신미약에 해당하더라도 중증 조현병으로 인한 범행이라 감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변호인은 최원종을 정신 감정한 감정의를 증인으로 신청해 치료감호가 필요하다고 했음에도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이에 대한 추가 입증 계획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원종 측은 사건 초기부터 심신상실을 주장해왔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인지 능력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심신상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며 범행 위험성을 스스로 초래했다고 보고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도 불허했다.


최원종 측은 1심에 대해 사실 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첫 재판 후 피해자 유족은 울분을 토해냈다. 사건 당시 최원종의 차에 치여 숨진 고 이희남 씨 딸은 “죄를 인정한다면서 항소하고 사죄 글을 제출하는데 우리는 그 글조차 볼 수 없다”며 “누구에게 사과하는 건지 피해자 입장에서는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유족도 “1심에서 심신미약이 받아들여졌던 것이 오점인 것 같다”며 “검사 측에서 강력히 항의해 무기징역이 감형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집행되지 않는다고 사형이 폐지된 게 아닌데 우리 국민이 왜 사형을 바라는지 재판부에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9일 진행된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해 8월3일 오후 5시59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친 다음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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