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진 가운데 주요 기업의 실적과 전망이 엇갈리면서 각 지수는 낮은 변동폭 안에서 각각 오르내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77포인트(0.11%) 하락한 3만8460.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8포인트(0.02%) 오른 5071.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11포인트(0.10%) 오른 1만5712.75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내구재 주문 변동률은 2월 0.7%에서 대폭 증가한 2.6%를 기록했다. 전월 0.7%에서 대폭 늘었으며 월가의 시장 전망치와는 부합했다. 내구재는 가구 등 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을 일컫는다. 이달 내구재 주문의 성장은 자동차와 항공기 등 운송분야 제품이 주도했다. 이를 제외하면 주문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방과 운송을 제외한 코어 내구재 주문도 0.2% 증가했다. 내이션와이드의 금융시장이코노미스트인 오렌 클라슈킨은 “그다지 좋지 못한 내구재 주문은 앞을로 장비 투자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강한 경제 내에서 약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 4.597%에서 5.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52%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5bp 오른 4.933%를 기록했다. 추후 금리 인하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TD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가인 케나디 골드버그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은 급격히 낮아졌다”며 “올초 투자자들은 연내 160bp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 금리 인하폭 전망은 44bp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5월과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각각 4%, 16.9%에 그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9월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확률을 가장 높이 보고 있으며 현내 금리 인하횟수는 1차례 또는 두 차례로 전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12.06% 급등했다. 전날 장 종료 후 실적 발표를 한 테슬라는 분기 매출과 수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지만 보급형 모델 생산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머스크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차세대 모델은 기존 라인에서 생산될 것이고 새로운 공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차세대 기가팩토리 완공이 늦어지면서 보급형 차량 출시도 느려질 것이란 우려를 일축하는 발언이다. 테슬라는 실적발표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affordable models)을 포함한 새로운 차량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신차는 차세대 플랫폼과 현재 플랫폼 일부를 활용하고 있고, 현재 차량 라인업과 동일한 제조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잉의 주가는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손실을 이어가면서 2.87% 하락했다. 보잉은 1분기 조정순손실(EPS)이 주당 1.1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망치는 1.63달러였다.
이날 장종료 후 실적을 발표한 메타는 예상치 보다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정규장에서 2.6% 하락한 뒤 시간 이 거래에서 16.51% 급락 중이다. 메타는 지난 1분기 364억6000만 달러(50조2236억원)의 매출과 4.71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61억6000만 달러를 웃돌고,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 4.32달러를 상회했다.
2분기 매출 전망이 비교적 낮은 점에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메타는 2분기 매출이 365억 달러∼390억 달러일 것으로 추정했다. 추정 범위 대부분이 시장 전망치(383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AI 투자로 자본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을 기존 전망치 300억∼370억 달러에서 350억∼400억 달러로 올려잡았다.
오는 25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실적이 공개된다.
가상자산은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6% 빠진 6만4174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2.7% 내린 313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55달러(0.66%) 하락한 배럴당 82.8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40달러(0.45%) 내린 배럴당 88.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충돌이 완화되고, 전쟁 위협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