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성비의 제품으로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25일 막을 올린 제18회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대륙의 민폐’로 둔갑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분포한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의관에서 샤오미는 단연 최고의 관심을 끌며 인파가 몰려 주변 전시 부스에까지 피해를 줄 정도였다. 순의관 전시장 남쪽 메인 통로 정중앙에는 샤오미의 광고판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를 차지할 정도로 샤오미가 올해 베이징 모터쇼의 주인공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이관과 차오양관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자동차’를 주제로 열린 베이징 모터쇼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국의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의 고성능 버전인 아이오닉5N을 중국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옌청공장에서 현지 생산, 출시에 돌입한 EV5를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제네시스도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중국 시장 공략 의지를 다졌다.
개막 첫날인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디어 관계자를 비롯해 완성차 브랜드의 담당자들이 가장 주목한 곳은 다름 아닌 샤오미였다. 샤오미는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업체로 등극한 비야디(BYD), G클래스의 첫 전기차를 내놓은 메르세데스-벤츠, 럭셔리카의 대명사 롤스로이스 등을 모두 제치고 이날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샤오미가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차 SU7을 보기 위해 이날 순의관 W2 전시관에는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른 브랜드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모델로 눈길을 끈 것과 달리 샤오미는 한 달 전 출시한 SU7, 단 한 차종만을 ‘재탕’했지만 이날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샤오미였다. 샤오미의 자동차부문 마케팅 담당자는 “현재 중국 전역에 매장이 29개 밖에 없어 자동차를 실물로 보지 못한 분들이 많다”며 “특히 보라색, 주황색 등은 베이징에서만 볼 수 있어 더 관심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오전 9시20분이 되기 전부터 주변에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샤오미는 이를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전시 부스에는 사전에 초청한 대상만을 들여보냈다. 입장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샤오미 부스를 둘러싸기 시작했고 겹겹이 쌓인 사람들은 이동 통로는 물론이고 샤오미의 주변 부스까지 차지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부스에 등장하자 사방에선 카메라와 핸드폰이 등장해 촬영을 시작했다. 곳곳에선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고 서로 밀치며 모터쇼 현장을 촬영하느라 곳곳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레이쥔 회장이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의 판매량과 향후 목표를 발표할 때마다 박수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프레스 컨퍼런스가 끝난 뒤에도 각국 취재진과 자동차 관계자들은 샤오미의 SU7 실물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 마치 놀이공원의 안내 표지판처럼 ‘여기서부터 입장까지 30분’이라고 적힌 팻말 뒤로도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샤오미 관계자는 “이런 반응은 솔직히 예상 못했다”면서 “지금은 예약한 고객들의 물량을 빨리 인도할 수 있도록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