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강한 소비…물가 부담은 커졌다

[1분기 1.3% 깜짝 성장]
3%대 고물가에도 소비 안줄여
기재부 '물가안정' 최우선 과제로

연합뉴스

정부는 올 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물가 안정과 내수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을 투입해 소비를 활성화시키면서도 3%대 물가상승률은 2%대로 낮추는 상반된 목표를 함께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3%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기획재정부의 목표에 부담을 더하게 됐다. GDP가 깜짝 성장한 배경에는 내수 기여도 0.7%포인트가 있는데 이는 결국 2월과 3월 두 달 연속 3%대 고물가에도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체 성장 중 절반을 내수가 이끌며 내수가 회복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수요가 줄어야 물가가 떨어지는 만큼 물가 관리에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1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101.4로 직전 분기보다 3포인트 늘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겼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가 과거보다 좋다고 평가했다는 의미로 지금과 같은 소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소비가 줄지 않으면서 물가를 떨어뜨리기 더 어려운 상황이 되자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물가 안정’을 GDP 깜짝 성장의 후속 과제로 꼽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 전반의 좋은 성적이 정부의 여러 노력을 통해서 민생 곳곳에 흘러가도록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가장 첫 번째로는 물가 안정 노력이 필요하며 물가 안정이 민생의 본연인 만큼 물가상승률 2%대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간소비가 크게 늘었고 물가는 낮아지지 않은 만큼 야당이 추진하는 ‘25만 원 민생지원금’은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생지원금이 지급되면 지금보다 소비가 더 늘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근원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 부분의 압력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석유류·농산물 등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내수가 성장했으니 25만 원 전국민 지급 같은 포퓰리즘적인 현금 살포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