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로 밥값 내고 자기 소개…블록체인 실사용 보여준 SEABW2024

해시드 자회사 샤드랩, 동남아 블록체인 위크
바우처 NFT로 식당 결제, 명함 NFT도 적용
온체인 아이돌 공연…다양한 가능성 보여줘

NFC카드를 스마트폰에 갖다 대면 이름·이메일 주소 등이 담긴 명함 NFT 화면이 떴다./사진=디센터

바우처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식당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QR코드를 통해 바우처에 담긴 300바트(THB)가 결제됐다. 나머지 금액은 신용카드로 지불했는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평범한 쿠폰 결제처럼 보이지만 이 바우처는 대체불가토큰(NFT)이다. 태국 방콕 최대 쇼핑몰이자 랜드마크인 아이콘시암에서의 블록체인 결제는 아주 매끄러웠다.


해시드 자회사 샤드랩이 올해 처음으로 연 동남아시아 블록체인 위크(SEABW2024, Southeast Asia Blockchain Week)는 블록체인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실험의 장(場)이었다.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아이콘시암에서 열린 행사 참가자에게는 300THB가 담긴 바우처 2개가 제공됐다. 이 NFT 바우처는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 zk.Sync 기반으로 구축됐다. 사전에 파트너십을 맺은 아이콘시암 내 다양한 식당에서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었다. 바우처 생성 내역, 사용 시점 등 거래 내역이 모두 블록체인 위에 기록됐다.



SEABW2024 기간 동안 제공된 바우처 NFT. /사진=디센터.

그러나 기자 역시 설명을 듣기 전까지 블록체인 바우처를 쓰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블록체인을 알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의미다. 김호진 샤드랩 대표는 “NFT를 활용하면 식당에게 다양한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때 영지식 기술로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는 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지식 증명은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데이터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행사장에 등록하면 나눠주는 NFC 카드에도 블록체인이 적용됐다. 이 카드를 스마트폰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명함 NFT 링크가 열렸다. 여기에는 사용자가 미리 등록한 이름, 이메일 주소, 텔레그램 ID 등 정보가 담긴 NFT다.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이 NFC 카드를 갖다대며 자기소개하는 모습은 드물었지만 그럼에도 블록체인으로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트리플에스가 SEABW2024에서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디센터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돌 그룹 트리플에스(tripleS)’의 축하 공연도 열렸다. 트리플에스 소속사 모드하우스는 블록체인 기반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이다. 해시드 자회사 언오픈드가 인큐베이팅한 프로젝트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코스모’에서 팬들이 아이돌 그룹 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팬들은 NFT를 구매하면 아티스트 활동에 투표할 수 있는 토큰을 받는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트리플에스를 가리켜 ‘세계 최초의 온체인 거버넌스 아이돌 그룹’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김호진 샤드랩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블록체인을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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