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공룡 된 K팝산업…"경영에 혁신 DNA 심어야"

◆하이브 사태로 드러난 민낯
구태 경영·거버넌스 취약 문제
"제작자 등에 유무형 보상 필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재로 위기론에 직면했던 K팝 산업이 어도어와 하이브의 경영권 갈등으로 또 한 차례 큰 충격파를 맞고 있다.


1996년 1세대 K팝 그룹 H.O.T 이후 BTS가 바통을 이어받은 2.0 시대에 이어 한 단계 더 도약한 K팝 3.0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은 물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영 방식과 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화산업 전문가들은 “급성장한 K팝 산업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고질적 내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세계적 성공을 거둔 K팝 아티스트를 양성한 제작자와 경영진에게 명예 등 무형의 보상(intangible reward)은 물론 적절한 재무적 성과 보상을 주는 것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는 26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뉴진스의 새로운 싱글 ‘하우 스위트’ 재킷 사진을 공개하고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새 음반은 다음 달 24일 나올 예정이다. 전날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하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의도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글로벌 음반 기획사의 본사와 자회사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문화산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K팝 산업의 문제점을 짚고 제2의 도약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K팝 산업이 마주하고 있는 주요 위기 요인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영 체계와 기업 거버넌스의 부재를 꼽고 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인기와 수출액, 획일화한 음악과 퍼포먼스,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폐쇄적 팬 문화도 K팝 산업의 질적 도약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지목된다.


해외 언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를 K팝의 성장통으로 간주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에 무게를 뒀던 K팝 산업이 내실을 다질 경우 한 차례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K팝 음악계는 스타 출신의 크리에이터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제부터는 전문성과 매니지먼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와 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