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격화하며 일주일 새 하이브(352820) 주가가 12%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1조 20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위기감을 느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하이브를 대거 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하이브는 전날 20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들어서만 12.58% 하락했다. 19일 23만 원 선이었던 주가는 현재 20만 원선을 턱걸이하고 있다.
하이브 주가는 회사가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에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에만 8% 가까이 급락했고 23일에도 1% 내렸다. 24일에는 소폭 반등했지만 민 대표의 긴급 기자 회견으로 회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커지며 전날 다시 5% 가까이 빠졌다.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19일까지만 해도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9조 6008억 원이었으나 전날에는 8조 3929억 원으로 일주일 새 1조 2079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43위에서 48위로 다섯 계단 내려갔다.
외인·기관과 개인의 수급은 명확히 엇갈렸다. 외인과 기관은 22~26일 5거래일 간 하이브 주식을 각각 367억 원, 1545억 원어치 팔았다. 특히 기관은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하이브를 가장 많이 팔아 치웠다.
반면 개인은 1917억 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하이브를 삼성전자(6958억 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에 외인과 기관의 물량을 받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종목의 단기적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평가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엔터 업종을 호평한 이유 중 하나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었다”며 “민 대표가 콘텐츠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더 이상의 멀티 레이블의 확장성, 존재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민희진 없는 뉴진스의 퍼포먼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와 어도어 모두 뉴진스의 지적재산권(IP)이 훼손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발매 예정인 음반 활동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기 보유한 팬덤과 하이브의 관리 역량을 고려하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