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규제가 속속 확정된 가운데 지속가능성 보고의 최종 목표는 기업의 행동 변화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ESG 공시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최소한의 준수 사항만 지키는 게 아닌 회사의 경영전략으로 내재화시켜 밸류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일PwC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본사 2층에서 개최한 ‘유럽 ESG 공시 규제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논의됐다고 29일 밝혔다.
PwC네덜란드와 PwC독일의 ESG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는 국내외 ESG 공시 기준을 총정리하고 ESG 공시 기준 중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공시지침(CSRD)과 기준(ESRS)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현장 및 온라인 생중계로 동시에 진행됐으며 기업 관계자 등 1700여 명이 참석했다.
스티븐 강 삼일PwC 지속가능성 플랫폼(Sustainability Platform) 리더(부대표)는 개회사에서 “글로벌 3대 ESG 공시 기준이 모두 확정된 데 이어 한국형 ESG 공시 초안도 오는 30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제 ESG 공시는 기업의 실행만 남았다”며 “이번 세미나가 국내 기업이 ESG 공시를 준비하고 도입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을 맡은 권미엽 파트너는 올해 확정 예정인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의 ESG 공시 기준의 기본 구조와 핵심 공시 요소를 간략히 소개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ESG 공시의 목적은 기업이 당면한 지속가능성 위험과 기회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기업은 어떤 대응 전략을 가졌는지 공개하면서 이를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EU 친환경 분류체계(Taxonomy)'를 주제로 강연한 윤영창 PwC컨설팅 파트너는 EU 택소노미(Taxonomy)를 통해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식별하고 EU 택소노미(Taxonomy) 규정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는지 적합성 판별 절차를 거쳐 친환경 경제활동의 재무 성과지표(KPI)를 산출하는 모든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 윤 파트너는 “기업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EU 친환경 분류체계를 적극 활용한다면 새로운 투자 유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며 ESG 보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비롯해 신뢰성 있는 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기한에 맞춰 공시하지 못할 경우 어떤 리스크가 예상되는지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스티븐 강 지속가능성 플랫폼(Sustainability Platform) 리더(부대표)는 “새로운 규제가 나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요구사항을 맞추려는 기업이 있는 반면, 규제를 기회로 삼아 밸류업하는 기업도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는 어떤 기업이 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