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악성민원으로 인해 공무원들의 사망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악성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노동자대회(추모대회)’를 진행했다.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공노와 공노총이 공동으로 주최한 추모대회에는 양대 노조 1000여 명이 참석해 “악성 민원은 범죄다. 악성민원 대책을 즉각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노조원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해 정중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추모대회는 악성민원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진혼무로 시작됐다. 이어 대표단은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30개의 영정을 들고 3분 간의 묵념을 진행했다. 노조원들은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악성민원 대책 즉각 마련하라” “우리도 살고 싶다. 민원 공무원 보호 대책 즉각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해준 전공노 위원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우리는 악성민원으로 희생된 공무원을 추모함과 동시에 분노하며 악성 민원 퇴치를 위해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축 정책을 폐기하고 공공분야 인원을 대폭 증원해 민원업무가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도록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유해길 전공노 거제시 지부장은 “우리는 왜 악성민원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일해야 하는 것이냐”면서 “우리의 동료가 죽었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민원이 많고, 그 중 악성 민원이 상당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답은 ‘죽거나, 휴직하거나, 면직하거나’ 이 방법밖에 없느냐”며 “우리는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우리 동료들을 위해 바꿔야 한다. 악성 민원이 발생하면 강하게 대응하고 거세게 부딪쳐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법을 고치고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 회사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양대 노조는 추모대회를 마친 후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돌덩이’ 등 합창을 진행했다. 이어 태평로에서 삼각지까지 구호를 제창하며 오후 4시 40분께 행진으로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경기 김포시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원이 노출돼 ‘악성 민원 폭탄’을 받은 공무원 A(37)씨가 사망한 이후 전 국민의 공분이 이어졌지만,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사망은 지속되고 있다. 전공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경남 양산시·충북 괴산군·경기 김포시·남양주시·양주시청에서 입사한 지 3개월~3년차 공무원 5명이 악성 민원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