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임직원들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 보너스를 두둑하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승 한국 쿠팡 대표의 경우 전년 보다 보너스로만 약 50만 달러(약 6억 5000만 원)를 더 받았다.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쿠팡 미국 모기업 쿠팡Inc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강 대표는 이 회사에서 지난해 보너스로 113만 달러(약 15억 원)를 수령했다. 2022년 받은 보너스 64만 달러 대비 거의 50만 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강 대표는 한국 쿠팡의 대표이사로 미국 쿠팡Inc에도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강 대표 외에도 외국인인 쿠팡Inc의 구라브 아난드(Gaurav Anand)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150만 달러를 보너스로 받아 전년(50만 달러) 대비 세 배를 수령했다. 해롤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의 보너스도 85만 달러로 전년(35만 달러)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이와 같은 임원들의 보너스 증가는 실적과 연동된 것이 아닌, 중장기 성과급(롱텀인센티브·LTI)과 이직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리텐션 보너스’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원들은 스톡옵션 금액이 줄면서 보수 총액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강 대표의 경우 지난해 보수 총액이 307만 달러(약 40억 원)로 전년 보수 총액(677만 달러)의 절반 미만이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보수 총액으로 지난해 173만 달러(약 23억 원)을 받았다. 김 의장은 창업자로서 그동안 보너스를 수령하지는 않았다. 다만 스톡옵션으로 지난 2020년 1326만 달러(182억 원)를 받은 적이 있다.
쿠팡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회사이지만 사업 전반을 한국에서 운영하는 쿠팡Inc는 지난해 매출액 31조 8298억 원, 영업이익 61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기존 1위 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마트(139480)의 지난해 매출액(29조 4722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이익 측면에서 다른 유통사들과 비교하면 롯데쇼핑(023530)(5084억 원), 현대백화점(069960)(3035억 원) 등을 앞섰다. ‘스노볼’ 효과로 향후 이익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쿠팡은 지난 12일 와우 멤버십 월 회원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신규 회원의 경우 당장 13일부터 인상된 금액이 적용됐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부터 적용된다. 이와 같은 회비 인상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 수입은 연간 8388억 원에서 1조 3260억 원으로 5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