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외압' 국방부 관리관 재소환…포렌식도 마쳐 ‘수사 급물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사흘 만 재소환
올 1월 압수 포렌식 분석도 마쳐
추가 인물 소환 등 수사 탄력

유재은(왼쪽)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9일 오전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채 모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사흘 만에 재소환했다. 올 1월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최근 완료돼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29일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달 26일 유 관리관은 공수처에 출석해 14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이날도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어 소환됐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혐의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는 식의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서에 이첩한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도 주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유 관리관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수처는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인물들의 소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유 관리관 소환이 시작되고 4·10 총선 이후 포렌식 작업도 대부분 마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소환 조사가 당분간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포렌식 등 자료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앞으로 이 전 장관, 박경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국회에서 채 상병 사건 특검법을 우선순위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이 도입되면 관련 수사 기록을 특검으로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는 28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채 상병 순직 사건은)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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