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용사 얼 마이어. AP연합뉴스
6·25전쟁에 참전했다 다리에 박힌 파편을 평생 몸에 지니고 살아온 미군 노병이 부상한 지 73년 만에 ‘퍼플하트’ 훈장을 받게 됐다.
28일(현지 시간) 미국의 국방일보 격인 성조지에 따르면 미 육군은 미네소타주 출신 6·25전쟁 참전 용사인 얼 마이어(96) 씨에게 최근 퍼플하트 훈장 수여 대상자가 됐음을 통보했다. 퍼플하트 훈장은 미군으로 복무하다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에게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이다.
마이어 씨는 1951년 6월 한국전쟁 전투 중에 포화 속에 진격하다 왼쪽 허벅지에 박격포 포탄의 파편을 맞았다. 파편이 신경에 너무 가까이 박혀 있어 제거 수술을 받지 못해 평생을 파편과 ‘동행’해야 했지만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 때 당한 부상을 입증하는 일이 간단치 않았다.
딸들의 권유로 뒤늦게 퍼플하트 훈장을 신청했지만 육군은 ‘입증 서류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 4월 거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마이어 씨는 수훈 결정을 의무 기록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 9월 미 국방부와 육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사연이 AP통신 등의 보도로 알려진 가운데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 등이 목소리를 내며 법원이 육군에 재검토를 요청했고 육군은 마이어 씨에 대한 퍼플하트 수여를 결정했다
마이어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3년이라니…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나는 그들이 훈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