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압록강 타격 무기 만든다…한국형 전술지대지Ⅱ ‘2030년’ 실전 배치[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가공할 위력에 ‘한국판 에이태큼스’ 불려
개량형 Ⅱ형, 최대 사정거리가 300여㎞
군단급 전술무기로 즉각적인 보복 공격
폴란드와 동급형 ‘CTM-290’ 수출 계약

‘장사정포 킬러’로 불리는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이 표적에 명중하는 장면. 사진 제공=국방부

북한 국방성이 최근 발표한 담화문이 전 세계 외신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반도 문제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관련한 내용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한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장은 지난 4월 2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뒷일을 감당할 수 없는 지질맞은 선택은 화난만 불러올 것이다’ 제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신형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한 것을 두고 “미국이 제공하는 장거리 미사일은 전장의 판세를 절대로 바꿀 수 없으며 젤렌스키 괴뢰도당의 무모한 대결 광기만 키워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미사일 제공에 나섬으로써 분쟁 확대를 부추기는 평화 파괴자로서의 본색이 더욱 유표해졌다”며 “세계가 더욱 불안전해진 미국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워싱턴의 패배상을 목격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미국은 그 어떤 첨단무기로도 그 어떤 군사적 지원으로도 영웅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을 당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튿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고 비판하며 “특별군사작전의 결과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공식 기구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비난 성명을 쏟아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 24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300km에 달하는 신형 ‘에이태큼스’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비밀리에 제공했고 우크라이나에 영토 안에서만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 얼마나 위력적인 무기 체계기에 북한과 러시아가 잇따라 성명을 내놓은 것일까.


사거리 300㎞ 평양 등 北전역 사정권

에이태큼스는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체계(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약자다. 최대 사거리 300㎞에 달하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미국제 다연장 로켓 발사 체계인 하이마스(HIMARS·고기동성 포병 로켓 체계)의 트럭 장착 이동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 체계다.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을 공급받게 되면 러시아가 두터운 방어선 후방에 배치한 지휘소와 탄약고, 보급로, 병참 기지 등을 사정권에 두게 돼 러시아로서는 위협적인 존재다. 게다가 러시아는 후방 보급로를 더 뒤로 후퇴시킬 수밖에 없어 전선에 무기와 보급품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힘들어져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전력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제공하는 에이태큼스가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할 위력을 갖췄다는 점은 러시아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재고량이 많은 집속탄을 장착한 에이태큼스가 제공될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로서는 불쾌하지 않을 수 없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폭탄에 작은 폭탄 몇 백개가 담겨 있어 상공에서 터지면 안에 있던 폭탄이 쏟아져 나와 넓은 영역에 피해를 주는 게 가능하다.


물론 지난 2010년 집속탄 생산과 사용·판매·보관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인 ‘집속탄 금지 협약’이 발효됐지만,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남북한 등은 가입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한 발의 에이태큼스에는 최대 900여 개의 개별 폭탄이 들어간다. 월스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몇 주 안에 소량의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이어 더 많은 양의 에이태큼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미국제 다연장 로켓 발사 체계인 하이마스(HIMARS·고기동성 포병 로켓 체계)의 트럭 장착 이동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다. 사진 제공=미 국방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북한도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의 군 당국도 ‘한국판 에이태큼스’를 오는 2030년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북한의 잇따른 신형미사일 발사와 초대형 방사포 도발에 맞서 군 당국이 새로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수도권을 타격할 북한 장사정포와 전술유도무기 등을 제압할 전술지대지미사일 ‘KTSSM-Ⅱ’ 전력화 시기를 4년 여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2월 군 당국은 북한 장사정포 갱도 등을 정밀 타격할 사거리 300여㎞의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의 개량형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KTSSM을 개량한 KTSSM-Ⅱ의 체계개발 기본계획을 확정해 사업 추진을 더욱 앞당길 방침이다.


KTSSM은 DMZ(비무장지대) 인근 지역에서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돼 ‘장사정포 킬러’로 불린다. 최대 사정거리는 180㎞다. 경사형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KTSSM은 정밀도가 대단히 높은 유도 무기 체계다. 원형공산오차가 5m 이내로 알려졌다. ADD가 공개한 자료에는 KTSSM이 해상 바지선에 설치한 표적 1m 안팎의 오차로 정확히 타격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KTSSM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이후 북한이 지하 갱도에 구축한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개발했다.Ⅰ형은 관통형 열압력 탄두로 지하 수 미터까지 관통할 수 있어서 갱도 진지 타격에 특화됐다.Ⅰ형은 현재 양산 및 일선 부대 배치와 전력화가 진행 중이다.


폴란드 수출 ‘CTM 290’ 미사일과 동급

이에 반해 개량형인 KTSSM-Ⅱ는 최대 사정거리가 300여㎞에 달한다. 직경도 북한 초대형 방사포와 같은 600㎜급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하면 평양 이북 압록강 인근 지역에 이르는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늘어난 사거리를 바탕으로 북한군 지휘소와 비행장, 방공망, 보급 거점 등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천무 MLRS(다연장로켓)가 육군 군단급에서 운용하는 포병 무기체계임을 고려하면 천무 차량으로 운용하는 KTSSM-Ⅱ가 각 군단에 배치될 경우 군단급 포병 전력의 사정거리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천무 탑재형으로 개발된 덕분에 생존성과 작전능력도 더 향상됐다. 또 KTSSM-Ⅱ가 도입되면 사거리 300㎞에 MLRS의 TEL을 이용하는 기존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의 역할 대체도 가능하다.


KTSSM-Ⅱ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됐다. 주요 방산업체가 시제품 제작 업체로 참여하고, 현재 시제품 제작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위력 덕분에 KTSSM Ⅰ형은 이미 폴란드에 수출하기도 했다. 수출명 ‘CTM-290’이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인 디펜스24는 “CTM-290은 한국의 MGM-140 에이태킴스(ATACMS)와 동등한 KTSSM 미사일 계열의 수출형”이라며 “사거리가 약 300km에 달하는 한국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II 급의 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 미사일은 구경 600mm에 길이 4m, 무게 약 1.5t으로, 그 중 3분의 1이 탄두 무게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위성항법과 관성항법 시스템으로 유도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Ⅰ이 가상 표적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과학연구소(ADD)

고정형과 차량탑재형 모두 개발이 된 KTSSMⅠ형 처럼 KTSSM-Ⅱ의 전력화가 완료되면 한국형 3축 체계 중 선제타격체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전술지대지유도무기는 향후 전략사령부에서 통제하는 현무시리즈 탄도미사일과 달리 군단급에서 자체 판단으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즉각적인 전술 공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제 고정형은 몇 초 이내에 4발을 연속 사격할 수 있다. 군용 GPS를 탑재해 미사일의 명중 정도를 나타내는 원형 공산 오차(CEP)가 5~10m 이내다. 또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발사 조짐에 신속히 대응하는 긴급 타격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KTSSMⅠ형과 KTSSM-Ⅱ Ⅰ형은 공통적인 침투관통형 열압력탄을 탑재한다. 여기에 더해 KTSSM-Ⅱ Ⅱ형은 단일 고폭탄으로 개발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KTSSM-Ⅱ와 폴란드 수출형 미사일은 탄두의 성격과 위력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될 KTSSM-Ⅱ는 성능면이나 더 뛰어나고 우리의 지형 환경에 맞는 전술 무기 체계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KTSSM-Ⅱ는 당초 총 1조5600억원을 투입해 2034년까지 개발 및 배치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라 그 시점을 2030년 이내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KTSSM-Ⅱ, 美 에이태큼스 대체할 무기

외국에서도 KTSSM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운용 중인 에이태큼스(ATACMS)가 노후화한 상태에서 KTSSM-Ⅱ 수출형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미국은 사거리 500㎞의 차세대 지대지미사일 프리즘(PrSM)을 실전배치할 예정이어서 에이태큼스의 성능개량은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열압력탄 외에 고폭탄이나 클러스터탄 등 탄두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KTSSM-Ⅱ을 개량하면, ‘한국판 에이태큼스’인 수출형 KTSSM으로 바뀔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KTSSM-Ⅱ는 에이태큼스를 대체할 무기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차량을 발사대로 활용하고 탄두를 다양화하면 전술탄도미사일로 바뀐다. 또 미 군용 GPS를 사용해 정밀도가 높아 수출 경쟁력도 높다. 적의 전자전 공격에 대비하는 능력도 갖춰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적 내륙 지역과 보급망 타격을 통해 전쟁 국면을 바꾸는 것이 부각하면서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과 북유럽, 중동을 중심으로 일반 전술탄도미사일 형태의 한국의 수출형 KTSSM-Ⅱ가 주목받는 이유다. 가격도 저렴한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KTSSM의 한 발당 가격은 8억원 안팎이라며, 성능이 더욱 뛰어난 수출형은 8~1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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