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딸 같았다"던 연쇄살인마 엄여인, 19년 만에 공개된 사진

보험금을 타 내려 어머니의 눈을 주삿 바늘로 찌르고, 남편의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붓는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른바 ‘엄여인 연쇄 살인’의 범인 얼굴이 최초로 공개됐다. 그녀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 3명은 사망했고 5명은 실명 등 불구가 됐다.


29일 LG유플러스의 STUDIO X+U와 MBC에서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의 예고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회차별로 조명할 ‘가평 계곡 살인사건(이은해)’, ‘연쇄 보험 살인 사건(엄인숙)’,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제주 전남편 살인 사건(고유정)’, ‘박초롱초롱빛나리 양 유괴 살인 사건(전현주)’이 소개됐다.


특히 엄인숙의 얼굴이 공개된 건 2005년 그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지 19년 만이다. 엄인숙 사건의 수사가 펼쳐지던 당시 성과 나이 외에 신상정보가 비공개돼 그는 한동안 ‘엄여인’으로 불렸다. 또한,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그의 얼굴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며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를 직접 만났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며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돌아봤다.


보험설계사 출신인 엄인숙은 2000년부터 5년간 보험금을 타 내려 총 10명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 중 3명이 사망하고 5명은 실명을 비롯해 불구가 됐다. 엄인숙은 첫 번째 남편 앞으로 보험 3개를 가입한 뒤 남편을 수면제로 재우고 눈을 찔러 실명하게 했다. 몇 달 뒤에는 남편의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전치 4주의 화상을 입혔고, 결국 남편이 사망하자 보험금 3억원을 받았다. 재혼한 두 번째 남편에게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사망케 했다.


그는 보험금을 위해 가족들도 이용했다. 어머니의 눈을 주삿바늘로 찔러 보험금 7000만원을 받았고, 친오빠에게는 염산을 부어 실명시켰다. 보험금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해가 ‘실명’이라고 한다. 또 오빠와 남동생이 사는 집에 불을 질러 보험금 3억원을 받았다. 가사도우미의 집에 불을 질러 그의 남편을 숨지게 하기도 했다.


엄인숙은 이 같은 범행으로 챙긴 보험금을 모두 유흥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며 “유영철이 37점, 강호순이 38점이다. 엄인숙은 40점에 육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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