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3명 중 한 명은 ‘나혼산’…5년 새 2배↑

■대한민국 공무원의 삶은…2023 총조사
미혼 및 독신공무원 34%
평균 나이 42.2세…여성이 47%로 1.7%P↑
"공직생활 보람 느낀다" 42%
응답자 절반 "보상 적정하지 않다"
34% "이직 고민" 교육공무원 비율 높아
9급→5급 승진에 23.6년 소요

정부 세종청사의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공무원 세 명중 한 명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비율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공직생활에 보람을 느낀다는 사람은 약 42%에 그친 반면 공무원 두 명중 한 명은 월급이나 복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인사혁신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5년 마다 시행되며 인사처는 이번에 94만 894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혼 및 독신 공무원이 급증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31만 6621명이 미혼 및 독신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 공무원의 33.7%에 달했다. 2018년에는 17만 923명으로 비율은 17.9%였다. 직업 안정성이 높은 공무원 사회에서도 결혼을 하지 않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공무원 평균 연령은 만 42.2세로 5년 전 43.0세에서 젊어졌다. 베이비부머의 퇴직과 신규 임용 인원이 늘어난 여파다. 여성 공무원 비율이 46.7%로 2018년보다 1.7%포인트 올라갔다.


공직생활에 보람을 느끼는지 물은 결과 보람을 느끼거나 매우 보람을 느낀다는 응답은 41.5%인 반면 보람을 느끼지 않거나 매우 보람을 느끼지 않는다는 대답은 21.3%였다. 다만 공직생활에 대한 보람을 묻는 질문은 이번에 새롭게 포함돼 2018년 조사와 비교할 수 없었다.


정시 퇴근하는 공무원은 열 명중 두 명(22.7%)에 불과했다. 2018년 조사(24.7%)때 보다 오히려 근무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교육공무원의 정시퇴근 비율이 36.2%로 가장 높았고 국가공무원(27.0%), 경찰·소방공무원(16.1%), 지방공무원(15.7%) 순이었다.


휴가 사용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가의 50% 미만을 사용하는 인원은 2018년보다 14.1%포인트 감소한 42.7%를 나타내 여전히 공무원 중 40% 이상이 주어진 연가의 절반도 못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인이 받는 봉급, 수당, 각종 복지 혜택 등의 보상이 부적정하거나 매우 부적정하다고 말한 사람이 48.2%에 달했다. 적정하거나 매우 적정하다는 응답은 20.9%에 그쳤다.


공무원의 이직 의향은 어느 정도일까.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34.3%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고 65.7%는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경우는 20대 이하 및 30대 공무원이 각각 약 43%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이직 의향은 줄어들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37.7%로 남성보다 6.4%포인트 높았다.


조사가 진행된 지난해 8월 1일 기준 공무원의 평균 재직 연수는 14.2년이다. 평균 승진소요 연수를 보면 2023년 현재 국가직 5급 사무관 중 9급 공채 시험을 통해 신규 임용돼 5급으로 승진한 경우 평균 23.6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비교해 0.8년 단축됐다.


이 밖에 초등학교 1~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 중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비율은 51.6%로 5년 새 6.1%포인트 올랐다. 이 중 남성은 32.8%로 2018년(13.9%)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여성은 77.1%로 10%포인트 내렸는데, 2018년 7월부터 시행된 육아시간 제도로 2시간 일찍 퇴근이 가능해졌고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육아휴직 필요성이 감소한 여파로 풀이된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공직사회를 과학적으로 진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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