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현지시각) 치러지는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 ‘깡통 백작’이 출마해 화제다. ‘우주에서 온 5072살의 전사’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깡통 백작’의 거리 유세 장면이 온라인 상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영국 비비시(BBC)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번 런던시장 선거에 ‘깡통 백작’(Count Binface)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깡통 백작’의 정체는 영국의 코미디언 조너선 데이비드 하비로 그는 기성 정치를 풍자하기 위해 2018년 이 캐릭터를 만들었다. 일종의 ‘부캐’(부캐릭터)인 셈이다.
깡통 백작은 우리게는 다소 낯설지만 영국에서의 ‘정치 경력’은 화려하다. 2019년 12월 영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런던의 한 지역구에 입후보한 적이 있고, 런던시장 선거 역시 202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마다. 지난 런던시장 선거에서는 전체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그의 외모 만큼이나 내세우는 공약도 화제다. 대표적인 것이 ‘크루아상 가격 상한제’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런던 시민들을 위해 크루아상 가격을 개당 최대 1.1파운드(약 1900원)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수질 악화로 논란이 된 템스강에 민영 수자원 회사인 ‘템스 워터’ 경영진들을 입수시키겠다거나, 영국박물관이 보유한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을 돌려주겠다는 공약도 있다.
기성 정치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공약으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왕실 건물 나라에 기부하기’, ‘런던 시민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겨 받은 벌금은 (방역수칙을 위반해 논란이 됐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대신 내기’, ‘주요 부처 장관의 임금을 향후 100년간 간호사들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기’ 등도 있다.
‘우주에서 온 5072살의 전사’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깡통 백작은 자신이 “괜찮은 공약을 내세우는 유일한 후보”라고 한다. 그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는 (내가 온) 우주에서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사랑한다”며 “영국에서는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어도 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축하하는 데 (나의 출마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BBC는 “깡통 백작은 런던시장 출마를 넘어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의 역할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시장 선거는 내달 2일 치러지며 결과는 4일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