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을 먼저 제안하며 수차례 촉구했던 민주당이 두 사람의 회동이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격하게 공세를 폈다. 정치공학적 대응이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에 배석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 주장과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놓은 ‘우이독경 마이웨이’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진 의장은 윤 대통령의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도 “정부가 구상하는 민생 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대안을 내놓은 다음 논의하자고 해야 할 것”이라며 폄하했다.
특히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회담은 없느니만 못한 것 같다”면서 “국민은 기대를 크게 했는데 회담 결과를 보니까 아무것도 합의한 게 없더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21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회가 이날 개회하자 본회의 일정을 잡기 위해 거듭 여당을 압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법뿐 아니라 전세사기특별법 등 시급한 민생 법안들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며 “5월 2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도 불사하려는 이들 법안은 전날 윤·이 회담에서 확연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 30여 명은 이날 국회에서 본회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여야 합의 불발 시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을 향해 “5월 4일 예정된 북·남미 해외 순방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는 이유라면 순방을 저지하고 본회의를 개최해 국민의 명령을 관철할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장 주재 만남을 갖고 5월 본회의 의사 일정을 논의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윤 원내대표는 “합의된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겠다면 동의해줄 수 있지만 정쟁을 유발할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본회의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