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1위인 소니를 추격하기 위해 대만 파운드리 기업 UMC와 협력한다. 제조 이원화 전략인데 생산 효율성을 키우면서 경쟁사보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에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의 ‘팹라이트(Fab-lite)’ 전략의 일환으로 UMC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권형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지센서의 경우 올해 상판 픽셀 웨이퍼는 우리가 직접 생산하고 로직 웨이퍼는 계속 외주 생산하는 팹라이트라는 운영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의 외주 생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팹라이트는 삼성의 이미지센서 공장을 집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고객사의 주문을 받은 이미지센서 전량을 생산하지 않고 주요 공정은 삼성전자에서 소화하면서 나머지 공정은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고성능 이미지센서 제조는 삼성이 맡을 경우 로봇청소기나 각종 가전제품에 탑재하는 저가 제품은 외주를 주는 방식이다. 삼성의 발표처럼 화소 뒤에서 빛을 디지털신호로 바꾸거나 이미지를 보정하는 시스템반도체를 파운드리에 아웃소싱하는 방법도 있다. 삼성은 이 전략으로 주요 센서 공정에만 집중하면서 설비 운영에 관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외주를 맡긴 회사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UMC다.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이 6%대로 4위다. 22㎚(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28나노 등 레거시(옛) 파운드리 공정을 주력으로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UMC는 저가용 제품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고성능 센서용 시스템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저력 있는 파운드리”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이원화를 통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소니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따라잡을 요소는 기술과 가격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공정 비용을 줄이면서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도 개발했다. 내년에는 5억 화소 이상의 센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센서팀장을 겸임하고 이미지센서사업팀에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신설하는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조직 개편도 있었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를 겪었던 삼성의 이미지센서 사업이 올해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권 상무는 “1~2분기 가동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2분기에도 5000만 화소 대형 화소 센서 양산 등 높은 가동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