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처럼 투자자 설득을"…밸류업 시작됐다

[자본시장 밸류업 '머니 대이동']
◆기업공시 가이드라인 발표
테슬라 '10년간 적자에도 비전 제시' 모범사례로
준비된 기업부터 이달중 공시
세제지원 빠져 '미흡' 지적도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4·10 총선 결과로 자칫 흐지부지될 수 있었던 밸류업을 긴 호흡으로 꾸준히 지속하겠다며 정책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밸류업을 계기로 부동산에 묶여 있던 가계 자산 80%가 자본시장 등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 기관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기업 스스로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지표를 선정해 중장기적인 목표와 함께 계획을 세우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공시 참여 여부는 물론 어떤 내용을 담을지도 모두 자율에 맡겼다.


정부는 재무 정보뿐 아니라 지배구조 등 비재무지표까지 공시 대상에 포함시켰다. 상장기업의 물적 분할 이후 쪼개기 상장 등 지배구조 이슈로 일반 주주의 권익 침해가 발생했다면 이를 충분히 설명하라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2004년 설립해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나 2020년까지 이익을 내지 못했던 테슬라를 밸류업의 모범 사례로 들었다. 기업 스스로 비전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냈고, 결국 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정부는 해외 투자자들도 밸류업에 관심이 많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4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누적 순매수 자금은 19조 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상장기업들이 진정한 내재가치 또는 기대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준비되는 기업부터 공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밸류업지수 개발과 이와 연계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연내 추진한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세제 지원 등의 방안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아 시장에서는 실망감도 감지된다. 페널티와 인센티브가 명확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미흡한 점이 있음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부동산을 통해 성장률을 높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국민경제 전체의 긍정적인 효과를 위해서도 금융시장으로의 본격적인 머니 무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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