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4.4조 '껑충'…가계대출 700조 재돌파하나

2년 9개월 만에 증가폭 최대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에 급증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4조 원 넘게 급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올 3월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한 달 만에 대폭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 30억 원으로 집계돼 한 달 전인 3월 693조 5684억 원보다 4조 4346억 원 늘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다 올 3월 전월 대비 2조 2238억 원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하는 듯했지만 다시 늘어났다. 이에 따라 2년 만에 700조 원 재돌파 가능성도 높아졌다.


큰 폭의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역시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주담대는 올 3월 말 536조 6470억 원에서 지난달 540조 9903억 원으로 한 달 새 4조 3433억 원 불어나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권은 주담대가 다시 증가한 이유로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이 확대된 점을 꼽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 1월 말부터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 지원이 가계대출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구입 수요와 대출 수요도 함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잔액도 102조 8050억 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달 HD현대마린솔루션·제일엠앤에스 등 대형 공모주 청약이 일제히 몰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수신 잔액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MMDA)이 모두 줄면서 1976조 8364억 원으로 전월(1995조 2779억 원) 대비 18조 4415억 원 감소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92조 2403억 원으로 전월(785조 1515억 원) 대비 7조 888억 원이나 확대됐다. 특히 대기업 대출 잔액은 151조 2219억 원으로 전월(145조 842억 원)보다 6조 1376억 원 늘어나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644조 8235억 원으로 전월(640조 672억 원) 대비 7조 7563억 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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