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지난 1분기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향후 성장을 전망하며 지속적인 둔화 우려를 잠재웠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인공지능(AI) 탑재를 예고하자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애플은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907억5천만 달러(124조4천182억원)의 매출과 주당 1.53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900억1천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순이익도 전망치 1.50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 감소했고, 순이익도 236억4천만 달러로 2% 줄어들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459억6천만 달러)이 시장 전망치(460억 달러)와는 비슷했지만, 1년 전(513억3천만 달러)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부활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1%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만, 예상보다 강한 중국 수요로 우려보다 매출 감소폭이 적어 매출 둔화세가 완화하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 중국에서 16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시장 예상치(159억 달러)는 크게 상회했다는 것이다.
PC와 노트북의 맥(Mac) 매출이 4% 늘어난 74억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68억6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스트리밍 서비스 등 서비스 부문 매출도 239억 달러를 나타내며 시장 예상치 232억7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아이패드는 55억6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59억1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애플은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낮은 한 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현재 분기에 낮은 한 자릿수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매출 증가 전망은 애플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려온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으로 다가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애플은 부진한 스마트폰 시장과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로 지난 6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애플은 이와 함께 주당 0.25달러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하는 한편, 1천10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배당은 지난해 0.24달러보다 4% 늘어났으며,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900억 달러보다 22%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배당 확대와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 주가는 올해 이날 종가까지 10% 하락했다. 이에 한때 3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도 3조 달러 아래로 내려왔고 시총 순위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준 바 있다.
쿡 CEO는 이와 함께 다음 주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와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생성형 AI에 대해 "제품 전반에 걸쳐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매출이 줄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매우 낙관적"이라며 "중국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었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대해서는 "기업 고객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비전 프로의 생태계를 성장시키고 더 많은 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2% 상승 마감한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6% 급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