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담배 진열대 등 포장된 담배가 놓인 곳에서도 니코틴이 검출돼 직원이나 청소년, 어린이 등의 3차 흡연 문제가 제기됐다.
흡연은 1차부터 3차까지 구분된다. 1차 흡연은 담배를 직접 피우는 것을 의미하고, 2차 흡연은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담배 연기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상태를 뜻한다.
3차 흡연은 담배 연기가 옷이나 가구, 자동차 안, 벽 등 환경에 남아있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직간접 흡연에 노출되지 않아도 진열대에 전시된 담배만으로 유해 물질이 공기 중에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연세대 미래캠퍼스 보건행정학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대구가톨릭대 공동 연구팀은 전국 95개 편의점에 설치된 담배 진열대 주변의 니코틴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편의점 95곳에서 모두 니코틴이 검출됐으며 담배 진열대 근처의 공기 중 니코틴 농도 중앙값은 0.0908㎍/㎥이었다. 또 조사 대상 매장 중 담배 진열대와 거리가 가장 먼 지점에서의 니코틴 농도도 0.0345㎍/㎥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니코틴은 흡연 장소가 아니면 검출되지 않는다.
미국 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공항 내 흡연실 주변에서 채집한 공기 중 니코틴 농도는 0.15∼0.72 수준이었지만 공항 외부 금연 구역에서는 공기 중 니코틴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와 비교하면 편의점 내 니코틴 농도는 당시 흡연이 이뤄졌던 장소들에 비해서는 낮고 흡연이 금지된 커피숍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는 편의점을 비롯한 담배 소매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청소년, 어린이와 같은 취약 집단이 장기간에 걸쳐 니코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책임자인 연세대 박명배 교수는 "편의점의 크기가 크면 담배 진열대와 멀어질수록 니코틴 농도가 떨어졌지만, 매장의 크기가 작은 곳은 니코틴 방출원과의 거리가 가까워 전반적으로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컸다"면서 "이는 작은 매장일수록 담배 자체에서 나오는 니코틴이 더 집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서는 편의점의 99%가 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70%는 자주 환기를 한다는 답변에도 불구하고 모든 매장에서 니코틴이 검출돼, 단순 환기만으로는 편의점 내 간접흡연을 완전히 예방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담배 진열대가 설치된 장소 중심으로 환풍시설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담배 포장을 완전히 밀봉하는 방식으로 개선함으로써 니코틴의 방출을 확실히 차단하는 등의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