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우기가 시작된 3월 중순부터 이어진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22명이 추가로 숨져 3월 중순 이후 집계된 사망자가 약 210명에 달한다"며 "16만5000명 이상이 집을 잃었고 90명이 실종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해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열대성 폭풍 사이클론 '히다야'도 접근하고 있다.
케냐 기상청은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사이클론이 5일부터 동부 해안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접국 탄자니아 기상청도 "히다야는 오늘 새벽 3시께 동남부 도시 음트와라에서 400㎞ 떨어진 해상에서 본격적인 사이클론 상태에 도달할 정도로 강해졌다"며 "풍속이 시속 약 130㎞에 달하고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앞서 오는 6일로 1주일 미뤄졌던 각급 학교 개학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동부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폭우와 홍수로 수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동쪽 인도양 서남부에서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평균 12개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한다.
유엔에 따르면 탄자니아 북쪽 접경 내륙국 부룬디에서는 작년 9월 이후 폭우로 최소 29명이 숨지고 175명이 부상했으며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탄자니아에서도 올해 들어 155명이 수해로 숨졌다.
1년 전에는 사이클론 프레디가 마다가스카르와 대륙 본토의 말라위와 모잠비크를 덮치며 아프리카 동남부에서 600명 넘게 목숨을 잃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