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우리 서비스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동남아를 시작으로 유럽, 인도, 중동 등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공지능(AI) 및 생명공학 기반 가축 건강관리 솔루션 ‘팜스플랜’을 통해 돼지, 닭, 소 등 가축의 건강관리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애그테크(농업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는 디지털 전환이 늦은 축산 산업의 변화를 이끌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 대표는 “7년 전 한국 농가의 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 수준인데 가축 면역력에 해로운 항생제 사용률은 최상위라는 통계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면서 “국내 축산업이 가축 폐사율을 낮추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팜스플랜을 도입한 농가의 총 가축 수는 100만 마리에 달한다. 한국축산데이터의 경쟁력은 수많은 가축의 개별 건강상태를 일일이 수집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회사는 축사에 설치된 카메라(CCTV)를 통해 머신비전 기술로 가축의 체중, 활동성, 행동패턴 등을 살피고 이상 증상을 파악한다. 경 대표는 “팜스플랜은 카메라 영상분석과 함께 혈액검사로 질병 면역력을 알아내고 수의사의 임상학적 전문가 소견까지 더해 체계적인 가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 농가 전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만큼 전 세계에서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축산 환경이 척박한 중동에서도 서비스 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경 대표는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인해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중동에서도 가축을 키우려 하고 있다”면서 “중동에서 우리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부족한 축산 경험을 보완하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동남아에선 팜스플랜을 적용한 프리미엄 생닭이 출시됐다. 베트남 식품기업인 쿠키는 한국축산데이터와 손잡고 프리미엄 동물복지 생닭 브랜드 ‘치킨 리조트’를 공동 개발해 올해 3월부터 판매 중이다. AI 기반의 팜스플랜 솔루션을 바탕으로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성장해 고품질의 생닭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경 대표의 설명이다.
경 대표는 앞으로도 동물복지 솔루션을 고도화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60억 원 가량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올해에는 해외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팜스플랜 서비스를 동남아, 인도는 물론 유럽으로도 확대하겠다”면서 “농가 생산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건강한 축산물을 공급하는 선순환 밸류체인을 조성하는 핵심 사업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