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퓰리처상 관통한 주제는 '갈라진 나라'… 한국계 우일연 작가 전기 부문 수상

남북 전쟁 속 개인의 분투 다룬 작품 최종 선정
전쟁 고통 겪은 이들의 상흔 다룬 소설 '나이트 워치'
자유 찾아 떠난 부부의 위장 이야기도 눈길






올해 ‘퓰리처상’을 관통한 주제는 남북 전쟁(Civil war) 시대 속 개인의 분투로 꼽힌다. 오늘 날 미국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등에서 갈라진 양상을 보이면서 남북 전쟁 시기 개인들이 겪은 분투가 재평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소설 부문 수상작인 ‘나이트 워치(Night Watch), 역사 부문 수상작인 ‘정직한 삶의 권리 없음(No Right to an Honest Living’을 비롯해 전기 부문 수상작 ‘주인 부인 노예 남편(Master Slave Husband Wife)’ 등이 공통적으로 남북 전쟁 전후 시기의 개인의 분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소설 부문 수상작인 제인 앤 필립스 작가의 나이트 워치는 남북전쟁 이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한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중상을 입은 연합군 참전용사와 남부군에 의해 오랫동안 학대당한 열두 살 소녀와 어머니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중심으로 어떻게 전쟁이 시민과 참전 군인 모두에게 상흔을 남겼는지 초점을 맞췄다. 8년에 걸쳐 나이트 워치를 집필한 작가는 “남북 전쟁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일들은 갈라진 나라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생각해 봐야할 주제”라며 “어떠한 평행 이론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역사 부문 수상작인 ‘정직한 삶의 권리 없음(No Right to an Honest Living’의 부제는 ‘남북 전쟁 시기 보스턴 흑인 노동자들의 분투’다. 저자인 재클린 존스 텍사스대 교수는 퓰리처상 수상작 최종 후보로 선정된 뒤 두 차례의 고배를 마신 뒤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저서는 남부의 흑인 노예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주변의 흑인 이웃들에게는 ‘학습된 무관심’을 보인 백인 보스턴인들을 조명했다.


특히 이번 전기 부문 수상작인 ‘주인 부인 노예 남편’은 한국계 미국인인 우일연 작가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남북전쟁 전인 1848년 자유를 찾기 위해 조지아주를 떠난 노예 부부의 일대기를 다뤘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주로 도망치기 위해 피부색이 상대적으로 하얗던 부인 엘렌 크래프트가 농장주로 위장했고 남편인 윌리엄 크래프트는 노예 행세를 했다. 우 작가는 “그들이 자유를 찾으러 가는 여정 속에서 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할 때마다 살아있는 영감을 줬다”고 전했다.


공동 수상작인 ‘킹: 어 라이프(King: A Life)’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일대기를 다뤘다. 특히 함께 활동했던 흑인 인권 운동 활동가인 맬컴 엑스(X)와의 라이벌 관계에도 초점을 맞춰 킹목사의 다양한 면모들을 부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논픽션 부문에는 네이선 스롤 작가의 ‘아베드 살라마의 어느 하루(A Day in the Life of Abed Salama)’가 수상작으 호명됐다. 웨스트뱅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살라마의 다섯 살 짜리 아들이 교통사고를 겪게 되면서 마주한 비극을 추적하고 이를 구조적인 문제로 확장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만든 분리 벽과 허가 시스템이 학교 셔틀 버스 운전사들이 우회로로 운전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고 응급 구호 체계의 속도가 지연되는 결과를 이끌었다는 것. 거기에다가 신분증 시스템이 예루살렘의 병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게 했다는 것.


기존에 미국 시민으로만 한정됐던 퓰리처상의 문호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퓰리처상 수상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수상 대상이 영주권자를 비롯해 ‘미국에 장기간 거주한 자’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더욱 다양한 작품들이 퓰리처상으로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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