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3팀 대기중"…25살 캐릭터에 아이도 어른도 ‘스마일’ [롯데 ‘포켓몬 타운’ 가보니]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서 ‘포켓몬 타운 2024’ 개최
롯데그룹, 10개 계열사 동원해 IP 사업
신동빈 회장 ‘콘텐츠 비즈니스’ 첫 프로젝트

4일 ‘포켓몬 타운 2024’ 현장을 찾은 시민들. 문예빈 기자

‘내 앞 대기 893팀, 예상 대기 시간 약 180분’.


지난 4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 마련된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에 예약 대기를 걸자 받은 문자다. 이날 ‘포켓몬 타운 2024’가 열린 롯데타워 일대는 어린이날 당일 우천 소식 탓인지 이른 시간부터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포켓몬 타운 2024’은 롯데지주(004990)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웰푸드(280360), 롯데GRS,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해 그룹 전사 차원으로 진행하는 첫 콘텐츠 비즈니스 프로젝트다. 송파구청과 협업해 전시, 팝업스토어, 체험, 관람 등 포켓몬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롯데타워 내외부에 총집합시켰다.


대기를 걸어놓고 향한 롯데월드타워 앞 아레나 잔디광장은 ‘포켓몬 스마일 광장’으로 조성돼있었다. 광장의 총 수용 가능 인원은 400여 명으로 넉넉했지만 현장 대기줄은 광장을 둘러싸고도 남을 만큼 이어졌다. 팝업스토어와 달리 예약 대기를 걸 수 없는 곳임에도 관람객들은 2시간가량의 대기를 기꺼이 감내했다.



‘포켓몬 스마일 광장’ 안내소. 문예빈 기자

스마일 광장의 입구 겸 안내소는 포켓몬스터 게임 내에서 지친 포켓몬들의 휴식 공간인 ‘포켓몬센터’ 외형에 맞춰 제작됐다. 안내소에서 수령한 쿠폰을 집어들고 입장한 광장에는 각종 미니게임 부스들이 즐비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이상해씨의 도넛 창고’, 롯데칠성(005300)이 운영하는 ‘꼬부기의 음료수 보관소’, 롯데컬처웍스가 운영하는 ‘메타몽의 무비하우스’ 등 각 9개의 부스는 롯데 계열사들과 포켓몬들의 특색을 살려 기획됐다.


긴 기다림 끝에 입장한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에는 롯데타워를 끌어안고 있는 피카츄 인형 등 롯데와 포켓몬스터가 컬래버한 제품들이 매대에 한가득 진열돼있었다.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행사 기간에만 판매되는 한정판 오리지널 상품과 애니메이션 25주년 머천다이즈 등 총 150여종이 판매된다.


팝업스토어를 둘러싸고 있는 임시 가벽 앞에도 포켓몬은 빠지지 않았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피카츄’와 ‘잠만보’ 인형 탈 앞에는 기념 사진을 남기기 위한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포켓몬 잠만보와 피카츄. 문예빈 기자

경기도 수원에서 자녀와 함께 포켓몬 타운을 찾은 정모(42·여)씨는 “하루종일 포켓몬 얘기만 하는 아이를 위해 방문했다”며 “어린이날 우천 소식에 하루 일찍 방문했는데 예상보다 관람객이 더 많아 놀랐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중히 품어온 성인 방문객도 있었다. “12살 때부터 포켓몬을 좋아했다”는 이모(24·남)씨는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 포켓몬스터 팝업 관련 업로드도 많고 주변 지인들도 다녀온 사람이 제법 있어 입소문을 듣고 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집도 서울이고 접근성도 좋아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롯데월드몰 4층에는 포켓몬스터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2022년 11월 출시된 게임프리크 작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상대로 포켓몬 배틀을 즐길 수 있다.


롯데타워 인근의 석촌호수 동호에는 약 16m 높이의 포켓몬 라프라스와 피카츄 대형 아트벌룬이 단연 눈에 띄었다. 라프라스는 사람이나 포켓몬을 등에 태우고 바다를 건너는 것을 좋아하는 포켓몬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 내에서 등장인물들이 물가를 건널 때 도움을 준다. 라프라스와 피카츄 아트벌룬 전시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라프라스 애드벌룬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구역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됐고 안전 요원도 배치됐다. 건너편에는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안전사고 예방 안내방송을 진행하는 상황텐트가 설치돼있다.



석촌호수 동호에 띄워진 라프라스와 피카츄 아트벌룬. 문예빈 기자

롯데그룹은 최근 콘텐츠 비즈니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 세계 유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기업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롯데는 롯데지주 내에 콘텐츠 비즈니스 발굴 전담 조직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 외에도 롯데월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에서 포켓몬 IP를 활용한 라이선스 상품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롯데컬처웍스와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포켓몬 25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과 포켓몬 애니메이션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더욱 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롭고 이로운 가치가 담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식품,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 접점 채널을 갖고 있는 롯데만의 강점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포켓몬 타운 2024는 이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석촌호수 동호에 띄워진 라프라스와 피카츄 아트벌룬.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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