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고발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이른바 ‘김 여사 명품백 전담 수사팀’을 꾸린 뒤 사건과 관련된 첫 소환 조사다. 이후 사건 관계자들의 조사가 연달아 예정된 만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9일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과 홍정식 활빈단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서민위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1월 고발했다. 홍 대표는 최 목사에 대해 무고·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성직자가 첩보원들이 하는 영상을 찍었다”며 “취재를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영상을 찍었다는 최 목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도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데 불만을 품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서울의소리와 치밀하게 공모해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청탁금지법상 대통령의 배우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뻔히 알면서도 고발 행위를 남발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을 내자 이에 보복하기 위해 함정 공작 취재를 했다는 취지다.
재미교포인 최 목사는 2022년 9월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면서 ‘손목시계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 명품 가방과 몰래 카메라는 모두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해 전담팀을 꾸리라고 지시한 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사실상 잘못을 시인했다.
한편 이날 전주지검 정읍지청을 격려차 찾은 이 총장은 김 여사 사건과 관련된 질문에 “모든 사건은 일선 검찰청에서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니 지켜봐달라”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네고 몰래 촬영한 최 목사를 13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7일에는 최 목사 측에 원본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백 대표는 20일 고발인 신분으로 부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