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범죄, 서울서만 하루 한번 꼴"…여친·생방중 유튜버까지 흉기 살인에 '공포'

흉기·차량 준비…유튜브 생방송 하는 피해자 급습
경찰 "3년 전부터 서로 비방·폭행 등으로 갈등"
의대생 교제살인 직후 또 사고…시민들 불안
5월 서울서만 하루 한 번 꼴 흉기범죄 발생
"사법입원제 등 강력범죄 진화 전 예방 必"

9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이날 오전 부산법조타운 인근에서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가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낮에 유튜버가 법원 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던 다른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특히 사건 당시 상황이 라이브 방송에 그대로 노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이 ‘교제 살인’을 저질러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끔찍한 사고가 이어져 한동안 잠잠하던 흉기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인근에서 5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0대 남성이 흉기로 사람을 찌르고 도주했다’는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사건 발생 1시간 40분여 만에 도주한 용의자를 경북 경주에서 검거했다.


재판 전 법원 인근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참변을 당한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건 당시 상황이 A 씨의 라이브 방송 영상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유튜버로 알려진 피해자와 가해자는 이날 둘 사이의 폭행 사건 재판에 각각 피해자와 피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이들은 3년 전부터 서로에 대한 비방과 폭행을 이어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부산의 한 마트에서 길이 30∼35㎝가량의 흉기를 구매했고 도주에 사용할 차량도 미리 빌렸다. 이후 경기도에 거주하는 B 씨가 재판에 들어가기 전 법원 인근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자 근처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급습했다.


강력 범죄 소식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달 들어 서울에서만 하루에 한 번꼴로 흉기 이용 범죄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1일 마포구의 한 노래방에서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힌 50대 남성을 시작으로 3일 종로구와 도봉구, 4일 강남구, 6일 서초구, 7일 강남구, 8일 강북구와 성북구에서 크고 작은 칼부림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작은 시비로부터 금전 관계에 따른 원한, 교제 살인까지 범행의 사유는 다양했는데 이용된 도구는 모두 ‘흉기’였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범행 도구로 ‘칼’을 이용한 사례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8519건, 2021년 8627건, 2022년 9046건으로 흉기 이용 범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묻지 마 칼부림 테러’ 등 이상 동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테러를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사이트가 개설 하루 만에 접속자 5만 명을 돌파할 만큼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잇단 강력 범죄 발생에 경찰이 조직 재편까지 단행하며 범죄 예방 노력을 이어왔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한 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재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전에 강력한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며 “작은 범죄로 시작해 큰 범죄로 진화하기 전에 치료 감호 등 사법입원제의 도입도 고려해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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