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구매력 저하로 기업의 성장을 위협한다. 생산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기업이 생존하려면 원가 상승 압력을 낮추거나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상쇄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도래할 때마다 ‘가격 전가력’이 부각되는 이유다. 워렌 버핏도 기업을 평가할 때 가격 전가력을 중요하게 본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시기에도 가격 전가력은 중요하다. 높아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업체들은 외형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높아진 가격을 버티지 못한 기업들은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대표 음료 업체인 코카콜라는 필수 소비재 기업 중에서도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다이어트 콜라, 환타 등의 대표 제품들에 기반한 브랜드 경쟁력도 코카콜라의 강점 중 하나다.
코카콜라의 1분기 순매출은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제품 가격이 13% 인상됐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1% 늘었다. 영업이익은 36억 4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200만 달러로 기대치를 모두 상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지역에서는 1분기 제품 가격이 7% 인상됐지만 판매량이 줄지 않았다. 유럽·중동·아프리카·남미·아시아에서도 제품 가격이 많게는 22% 올라 달러 강세 부담도 상쇄했다. 보틀링 사업 투자 부문도 제품 가격이 6% 인상되며 매출은 13% 가량 증가했다.
코카콜라는 플랫폼과 어플 등으로 판매 채널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비알콜즉석음료 산업 내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높은 가격 전가력을 기반으로 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기존의 6~7%에서 8~9%로 상향했다.
코카콜라는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추가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62년 연속 배당금을 인상시켜온 기업으로 배당 매력도 높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1.5배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졌다. 지정학 이슈와 미국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기에도 주목할 수 있는 기업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