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판매 한달만에 18% 껑충…金으로 돈 몰린다

금리·중동 불안에 안전자산 인기
4월 95.6억 판매 1년 만에 최대
골드뱅킹 잔액도 한달새 8.7%↑
순금 한돈 43.7만원…역대 최고
분할매수·자산비중 조정 필요성


중동 리스크가 지속되고 연내 금리 인하도 불투명해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 인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달 골드바 판매 금액은 95억 6341만 원으로 3월의 80억 3387만 원에 비해 18%가량 늘었다. 이는 지난해 4월(104억 원) 이래 12개월 만에 월 판매액 기준 최대치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잔액도 증가세다. 지난달 골드뱅킹 잔액은 6091억 원으로 3월 5604억 원 대비 8.7%(487억 원) 증가했다. 올 들어 골드뱅킹 잔액은 1월 말 5668억 원, 2월 말 5146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3월 말 5604억 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테크(금+재테크) 수요가 늘어난 것은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과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2407.80달러로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2400달러를 넘었다.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순금 한 돈을 살 때 가격은 43만 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월 말 가격(37만 2000원)에 비해 17% 올랐다.






다만 골드뱅킹과 골드바에 투자할 때는 환율과 세금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금값 상승분만큼의 수익률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계좌에 예금을 넣어두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자동으로 잔액이 변동된다. 골드뱅킹의 금 가격은 국제 시세를 따라가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투자 상품인 탓에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되지 않아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골드바 등 실물 금 구매 시에는 상당한 세금이 부과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바를 구매할 때 10%의 부가세에 6%의 수수료가 추가로 붙는다”며 “증권사의 KRX 금 거래 수수료가 0.3%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 투자 비중을 5% 내외로 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안전자산인 금은 대량으로 매수할 유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금 가격은 미국 주식 등 기타 자산들과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실제 수익보다는 위험 헤지 기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도아 우리은행 PCE시그니처센터 팀장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 보유 비중은 위험 헤지의 개념이나 안전자산 보유 개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금테크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 들어 금 가격은 미국 금리만으로는 점칠 수 없게 됐다”며 “미국 금리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던 공식이 깨진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3월부터 현재까지의 금 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단기적으로 과대평가된 수준일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금에 크게 투자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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