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객 나르던 보잉, 핵전쟁 통제하는 美 '심판의 날' 항공기 된다

美방산업체가 9000여억원에 5기 구매
'신형 E-4B' 지휘 통제기로 개발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항공 승객을 실어나르던 '하늘의 여왕' 보잉 737 여객기가 핵전쟁 시 공중에서 미군을 지휘 통제하는 군용기로 개조된다.


1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군의 신형 E-4B 공중지휘통제기 교체 사업을 맡은 미국 방산업체인 시에라 네바다가 대한항공이 운영하던 보잉747 5기를 구매했다.


E-4B는 미국 본토의 군사시설이 핵 공격을 받아 무력화되더라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할 통제본부 기능을 갖춰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로도 불린다. 유사시 대통령,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 탑승해 전 세계 미군을 지휘할 수 있는 '하늘의 국방부'로 통신장비를 장착하고 핵폭발의 열기와 방사선, 전자파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미 공군에 따르면 세계에 있는 미군 기지 어딘가에서 E-4B 최소 1기가 1주일 내내 24시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 공군이 현재 운영 중인 E-4B는 보잉 747-200 기종을 개조한 것인데 1980년대 도입돼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보잉 747은 지휘통제기로서 조건을 충족하는 민간기이지만 보잉이 2021년 1월 마지막 주문을 받으면서 생산이 종료된 바 있다. 이에 시에라 네바다는 대한항공이 운항하던 중고 여객기인 보잉 747-800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일 항공기 5대를 시에라 네바다에 9183억 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지만, 구체적인 기종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처분 목적은 "신형 항공기 중장기 도입 계획에 따른 기존 항공기 매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