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판정을 받은 견주가 반려견이 홀로 남겨질 것을 걱정해 유기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엘씨케이디(LCKD)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 짐과 함께 버려진 아이”라는 글과 함께 유기견 ‘모찌’의 사진을 게시했다.

모찌와 함께 4장 분량의 편지도 발견됐다. 견주 A씨는“5년 전 가족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고 한순간 혼자 남겨진 삶이 힘들어서 놓고 싶을 때도 모찌를 보며 버텨왔다. 지옥같던 저의 삶에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었던 아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제가 위암 말기, 이미 (암세포가) 다른 곳까지 전이가 돼 시한부 판정을 받아 모찌보다 먼저 가야 한다”며 “혼자 남을 모찌가 눈에 밟혀 몇 달간 여기저기 키워주실 수 있는 분을 찾고 또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저 없는 집에서 저만 기다리다 굶어 죽는 게 아닌,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두고 간다”며 “제발 저희 모찌를 거둬달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못난 가족이라 죄송하다”며 “모찌만큼은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듬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A씨는 모찌의 건강 상태, 병력, 알레르기, 성격, 좋아하는 음식 등 정보도 상세히 적어뒀다. 마지막 장에는 “사랑하는 모찌야, 살아야 한다. 꼭 살아야 해. 말 잘 듣고, 사랑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알았지? 사랑해 우리 딸”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10일 오전 기준 1만26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댓글은 720여개가 달리고 있다.

모찌는 지난달 29일부터 안락사에 있는 시보호소에 입소해 있다. 모찌의 입양 공고는 지난 9일까지였다. 엘씨케이디 측은 "시보호소에 입소한 아이라 안락사가 있지만, 안락사를 지연시키고 입양을 보내기 위해서 최대한 상담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누리꾼이 댓글을 통해 견주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 누리꾼은 "주인분은 며칠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고 들었다. 모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사방팔방 알아보셨었는데 저도 상황이 여의찮아서 거두지 못해서 아이가 어찌 됐을지 걱정됐는데 결국 이렇게 보내셨다"며 "주인분의 소원대로 모찌가 살아남기를 기도한다. 모찌를 거둬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