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도 예외 없다” 테니스에 진심이라면? ‘이 병' 주의[일터 일침]

■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젊은 층 중심으로 테니스 인기…부상 주의해야
스윙 동작 반복 과정에서 회전근개 파열 위험 높아
완전 파열 아니면 비수술 치료만으로 회복 가능
침·약침·한약·추나요법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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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리(33)는 사내 테니스 소모임에서 ‘페더러’로 통한다. 처음에는 주변 동료들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운동을 할수록 점점 매력에 빠지면서 어느새 개인 레슨을 병행할 정도로 매니아가 됐다. 우연히 동호인 테니스대회 소식을 접한 이 대리는 매일 퇴근 후 코트를 방문하고, 레슨이 없는 날도 홀로 스윙 연습에 매진하며 열을 올렸다. 대회를 앞두고 연습량을 급격히 늘린 게 화근이었을까. 연습 도중 오른쪽 어깨에 찌릿하고 강한 통증이 느낀 이후 스윙할 때마다 바늘로 어깨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됐다. 단순한 근육통이려니 여기던 이 대리는 통증과 더불어 단순히 팔을 들어올리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




본격적인 테니스 시즌이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참가하는 국제 대회부터 동호인들을 위한 아마추어 대회까지 각종 행사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비인기 스포츠로 여겨졌던 테니스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TV 등 미디어 노출이 늘어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테니스는 축구, 골프, 배드민턴과 더불어 체육 동호회 가입률이 가장 높은 5대 종목에 포함됐다. 직전년도 조사에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각 지역의 테니스 코트 예약은 대학교 수강신청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강신청’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테니스의 인기는 상당하다. 국내 한 신용카드 업체가 2022년 상반기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MZ세대의 테니스장 이용 금액은 2019년 대비 3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니스의 묘미는 상대방과의 전략 싸움과 공을 제대로 맞췄을 때의 짜릿함을 꼽을 수 있다. 실력이 늘수록 보다 다양한 기술을 펼치며 자유자재로 경기를 조율하는 재미도 크다. 쉴 새 없이 코트 곳곳을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심폐 및 전신의 근력을 향상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테니스는 올바른 자세를 갖추지 못하거나 전문적인 지도 없이 무리한 연습을 이어갈 경우 어깨, 팔꿈치, 허리, 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크다. 특히 팔을 크게 돌리는 스윙 동작이 중요하다보니 반복적인 어깨 사용으로 인해 회전근개가 손상되기 쉽다. 회전근개는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으로 이뤄진 부위로 어깨와 팔을 연결하고 어깨 관절이 안정적으로 회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 코트 위가 아닌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회전근개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와 안정적인 회복을 위해 통증 경감과 어깨 관절의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둔 치료가 진행된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되지 않았다면 대부분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와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침과 약침은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침 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어깨 깊은 곳 굳은 근육을 유연하게 해 통증을 낮추고 근육과 인대의 기능 개선을 돕는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염증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신경과 연부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추나요법은 한의학의 수기치료법이다.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관절, 근육 등을 이완해 회전근개파열로 균형이 틀어진 어깨 관절을 바로잡고 가동 범위를 정상화한다.


회전근개파열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회전근개파열 진단 후 추나요법, 침, 약침,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입원 환자 288명을 분석한 결과 치료 이후 모든 지표가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이들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입원 당시 중증인 5.8에서 퇴원 시 경증 수준인 3.5로 낮아졌다. 이 기간 어깨장애지수(SPADI)는 51.48에서 37.76으로 크게 호전됐다. NRS(0~10)와 SPADI(0~100)는 숫자가 클수록 통증 및 장애의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도 굴곡부터 내·외회전까지 모든 방향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은 실력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 기간 테니스를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평소 안전하고 정확한 스윙 동작을 몸에 익히는 데 주력해 보는 게 어떨까.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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