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 정부와 함께 웨일스 지역 해안에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전은 영국 당국자들과 함께 앵글시 윌파 지역의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한 초기 논의를 진행했다.
FT는 이번 주 중 이와 관련해 영국 원자력 당국과 한전이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영국 정부 관계자는 “양자 간 논의가 매우 초기적 단계”라며 “클레어 쿠티뉴 영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 프로젝트를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영국 산업체 관계자는 “한전이 이 프로젝트에 확실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올 3월 정부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윌파 지역 원전 부지와 또 다른 한 곳의 부지를 일본 히타치로부터 1억 6000만 파운드(약 2737억 원)에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히타치는 2012년부터 윌파에서 원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021년 철수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유럽 지역 원전 수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이 현재 6GW(기가와트) 수준인 원전 발전 능력을 2050년까지 4배인 24GW로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2022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량의 14%를 원전이 담당했으나 2030년께면 1기를 제외한 원전의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기존 원전들이 상당히 노후화된 탓이다.
다만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영국 내 원전 건설은 어려운 일”이라며 한전의 부지 매입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말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위한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한수원이 체코에 제안한 ‘ARP1000’ 노형은 지난해 3월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설계인증(EUR Certificate)을 취득해 원전 설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