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독주에…美 OTT '합종연횡'

WB디스커버리 손잡은 디즈니
'묶은 상품' 스트리밍 번들 선봬
티빙·웨이브 합병 추진도 주목

사진 제공=각 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독주에 타 글로벌 OTT들도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도 합병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업계 재편이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워너브러더스디스크버리와 디즈니플러스·훌루·맥스가 포함된 스트리밍 번들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마블·픽사 등 디즈니의 대표 콘텐츠와 HBO·워너브러더스의 대표 콘텐츠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이 상품은 광고요금제도 지원한다.


이같은 연합 상품 출시는 OTT 업계에서 압도적 1위로 독주 중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앞서 훌루는 맥스·파라마운트+와 번들 패키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디즈니와 폭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스포츠 전영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 가을 중 함께 출시하기로도 했다. 디즈니는 또한 자사의 콘텐츠 제작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시리즈는 연간 2개 이하, 영화는 3개 이하로 줄어든다.


자본력이 막강한 글로벌 OTT들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택하고 있는 흐름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OTT 간의 합병에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 국내 시장 역시 넷플릭스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OTT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제작비 증가에 콘텐츠 축소라는 글로벌 흐름과 마찬가지로 국내 OTT들 역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토종 1위인 티빙이 4월 기준 월간황성이용자수(MAU) 7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아직 넷플릭스와는 거리가 있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예전과 달리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진다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니어TV(스케줄이 정해진 TV방송)의 완전 대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모두를 한 OTT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이 세부 조건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로 본계약 체결을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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