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특검·추경 수용” 압박하자…추경호 “훅 들어오면 대화 못해”

여야 원내대표 첫 회동…'소통 확대' 강조
野 채상병 특검 등 언급에 분위기 무거워져
회동서 ‘일주일에 한번 식사’ 등 소통하기로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첫 회동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 후 국회에서 첫 공식 회동했다. 두 원내대표는 모두 여야 간 소통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채상병 특검법·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 지원금 등 야당이 밀어붙이는 입법 사안에 대해선 진전된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박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넥타이 중에 제일 붉은, 하지만 파란색이 섞여 있는 보라색 넥타이를 했다”며 추 원내대표와의 만남 의미를 부각했다. 추 원내대표는 “저와 일하기 좋은 파트너가 되시겠다는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추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각각 지난 9일과 3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회동 초반 두 원내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가 “여야가 현안을 풀어나가는 인식과 방향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소통을 통해 얼마나 이 부분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말하자 추 원내대표는 “우리가 협상할 때 제일 첫 번째는 소통이다. 우선 소통할 수 있는 모양, 채널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취지”라고 호응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 지원금 등 현안을 언급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인데 경제에 밝으신 추 대표가 여당 원내사령탑을 맡은 것이 경제·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시급한 민생회복지원 대책이 필요한데 집권 여당이 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경 편성에 적극 협조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해병대원 특검법은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라인 사태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를 즉시 열어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공개적으로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은 인사 차원에서 상견례 자리로 온 만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갑자기 훅 들어오고, 또 내 견해를 훅 이야기하고 가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나”라며 “시간을 좀 가지자”고 제안했다.


두 원내대표는 공개 발언 직후 10여 분 동안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일주일에 한 번 식사 회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 원내대표는 “산적한 현안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여야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깊이 공감한다”며 “속 터놓고 얘기하다 보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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