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월급 빼고 다 오른다"…中고속철 요금 최대 39% 인상

국영 기업 부채 증가에 공공 서비스 요금 올라
빚더미 허덕이는 지방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

중국의 고속철도. 신화연합뉴스

중국 국영기업의 부채 증가 등 영향으로 중국 고속철도 요금이 최대 39% 오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성수기 일등석과 이등석 티켓 가격은 약 20% 인상되고 국제선 여객기의 비즈니스석과 비슷한 VIP 좌석 가격은 최대 39% 오른다. 중국 국영철도그룹은 인상된 고속철 요금이 다음달 15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영철도그룹 측은 "선로 유지·보수와 고속철 구매비용, 설비 업데이트, 근로자 채용 등이 큰 변화를 겪었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NYT는 “실제로 중국철도그룹이 가진 대출금만 8700억달러(약 1190조원)에 달한다”며 “지난해에도 철도망의 추가 확장을 위해 1080억달러(약 147조8000억원)를 투자한 반면 그해 영업이익은 4억7000만달러(약 6400억원)에 불과해 부채를 갚을 능력은 더욱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관련이 깊다. 중국에서 공공 서비스는 지방정부 보조금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방정부가 공공 서비스 요금을 낮출 여력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재무부는 부채 탕감을 위해 부채가 가장 많은 12개 성(省)을 중심으로 올해 사회기반시설 지출을 줄일 것을 명령했다. 중국의 공공 서비스는 지방 정부들에 의해 많은 보조금을 받지만 지방 정부 부채가 막대한 탓에 지방 정부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일부 대규모 국영 기업이 손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성장세가 둔화되는 중국 경제에 일시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오젠 베이징자오퉁대 철도교통경제학과 교수는 고속철도가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행 수요가 많은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가격을 인상하고, 다른 때에는 가격을 낮추는 등 고속열차의 가격 메커니즘을 더욱 유연하게 해야 한다”면서 “아침과 저녁의 피크 시간대에 가격을 인상하고, 피크 시간 외에는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임금이 몇 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부동산은 침체한 상황에서 이번 '대폭 인상'을두고 부정적 반응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임금 빼고 모든 것이 올랐다"고 불평했다.


고속철 요금 뿐 아니라 올해 초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수도와 가스 요금도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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