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를 앓는 70대 모친을 둔 A 씨는 최근 한시름을 놓았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의 동선과 활동 시각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다. 무엇보다 건망증 심한 어머니가 혈당약을 제때 먹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어머니가 정해진 시간에 정수기에서 나온 물을 약과 함께 먹었다는 알림이 아들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덕분이다.
이 장면은 삼성전자(005930)가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통해 6월 공개할 ‘패밀리케어’가 그리는 미래다. 패밀리케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가족들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시니어를 위해 개발된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14일 경기 수원시 소재 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CX·MDE)센터에서 패밀리케어를 포함해 스마트싱스를 매개로 연결된 가전들이 개인 특성에 맞춰 동작하는 인공지능(AI) 라이프 경험을 시연했다.
이 센터는 AI 경험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 기술 연구 차원이 아니라 스마트폰·스마트워치·냉장고·세탁기 등 여러 디바이스로부터 추출한 데이터가 실제 고객들의 일상 편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공간이다. 가장 일상에 가까운 환경에서 연구하기 위해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 음악·운동·게임 등 테마에 맞춘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는 시니어 외에도 스마트 AI 라이프에 대한 수요가 높은 층을 중심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간다. 회사에 따르면 AI 제품에 대한 수요는 신혼부부(51%), 영유아 가구(46%), 1인 가구(34%)에서 높았다. 이에 따라 시니어, 1인 가구, 신혼부부, 유자녀 가구 4개 유형을 선정해 각 유형마다 AI가 잘 활용될 수 있는 3개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향후 이를 최적화할 수 있는 제품 패키지 솔루션도 제공할 방침이다.
AI 라이프 구현에는 편의성만큼 보안도 중요한 과제다. 개인에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에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상존한다. 삼성전자는 이용자들이 더 안전하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부문에 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허태영 삼성전자 CX-MDE센터 상무는 “모바일 디바이스 레벨에서 받는 UL 인증을 삼성전자가 가전 최초로 받는 등 개인 데이터를 취하는 AI 서비스에서 프라이버스는 중요한 요소”라며 “중요한 개인정보는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에서 처리하는 등 어느 정도의 고객 데이터를 가져가야 할지 내부에서도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