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숨겨진 무신사 옛 사무실…이젠 ‘패션 실험실’로 변신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 가보니
무신사 법인설립 당시 첫 사무실
독창적 브랜드 소개공간 탈바꿈
1호점 대비 국내패션 비중 늘려
국내 신진브랜드 조명받는 기회

16일 엠프티 서울 압구정 베이스먼트에 포토존을 겸하는 신발 매대가 조성돼 있다. 황동건 기자

패션 중심지의 ‘원조’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 브랜드 매장이 넘쳐나는 대로변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자 ‘empty(엠프티)’라고 쓰여진 흐릿한 간판이 나타났다. 무신사가 압구정에 숨긴 ‘비밀 매장’이다.


16일 찾은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는 무신사 트레이딩이 서울 성수동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는 오프라인 편집숍이다. 스트리트 패션에서 스포츠·아웃도어에 이르기까지 카테고리를 넓혀 성수동 1호 매장보다도 많은 20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일대 최대인 총면적 1157㎡(350평) 규모로 18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2년 무신사 법인 설립 당시 본사 소재지였던 이곳은 2년 전까지 무신사의 심장부였다. 창업자인 조만호 총괄대표가 첫 사무실로 택했던 건물의 이전 구조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책상 대신 매대, 거울 등을 들여 이번에 패션 편집숍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무신사는 창사 10주년이었던 2022년 본사를 성수동으로 옮겼다. 이는 패션 트렌드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자회사인 무신사 트레이딩이 운영하는 엠프티는 보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무신사가 내세우는 대중적인 ‘메가 트렌드’와는 차이가 있다. 엠프티가 직접 발굴한 브랜드는 다른 패션 판매처와는 차별화된 일종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현재는 대중적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향후 인기를 끌면 무신사로 입점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장 스타일리스트들에게 반응이 좋거나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를 선별했다”면서 “시장에 자극을 줘야 패션 생태계가 돌아간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엠프티는 개성 있는 국내 신진 브랜드가 조명 받는 기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자사몰을 넘어 오프라인에 처음 진출한 대구 기반 신진 브랜드 ‘유노이아’가 대표적이다.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는 국내 브랜드 비중을 40% 정도까지 늘렸다. 이전까지 성수동 매장과 온라인몰에 입점한 해외와 국내 브랜드 비율은 7대3 수준이었다. 성수동 1호 매장의 경우 스타일리스트를 포함한 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성수동 매장의 외국인 고객 비중은 40% 선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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